(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스페인의 집권 여당인 국민당(PP)이 갈리시아 지방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국가가 조만간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21일(현지시간)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국민적 신뢰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국가가 구제금융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갈리시아주 선거에서는 라호이 총리의 집권 국민당이 75석 가운데 41석을 확보해 다수당을 장악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선거에서 얻은 38석보다 3석 늘어난 것으로 여론조사 예상치보다도 많은 것이다. 야당인 사회당은 18석, 다른 민족주의 정당 2곳은 16석을 확보했다.

그동안 강력한 긴축정책을 주장하던 라호이 총리로서는 이번 선거가 중요한 정치적 시험대였으나, 그가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스페인이 조만간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스페인 언론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그가 추진해온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라호이 총리가 이번 선거를 의식해 구제금융 신청을 미뤄왔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선거가 긍정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곧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에브라힘 라바리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이 올해 말까지 유로안정화기구(ESM)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며 "11월에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우세하다"고 말했다.

마드리드 IE 경영대학원의 캔 더빈 정치학자는 "라호이 총리가 체면을 생각해 오는 2주간은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위해 구제금융 신청을 미뤄왔다는 것을 티 내고 싶지 않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의 길레스 모엑 이코노미스트는 "라호이 총리가 오는 11월 25일로 예정된 카탈루냐의 주민투표 전까지 도움을 요청해야 할 것"이라면 "카탈루냐 선거에서 민족주의 정당이 또 승리하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카탈루냐의 주민투표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탈루냐 선거에서 민족주의 정당(민족당)이 선전하면 라호이 정권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자치주에서 벗어나 완전한 독립을 안건으로 하는 투표를 할 예정이다.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강한 카탈루냐는 조세권과 재정지출권 확대를 요구했으나, 중앙정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카탈루냐 독립 안건을 주민투표에 부쳤다.

이날 치러진 바스크 지방선거에서 분리주의자인 바스크민족당이 승리한데 이어 카탈루냐 주민투표에서도 분리주의자들이 승리한다면 스페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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