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엔화 하락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BOJ가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통화완화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23일 오전 8시 57분 현재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0.03엔 높아진 79.99엔을 기록했고, 유로-엔은 0.11엔 상승한 104.53엔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달러-엔은 80.00엔까지 상승하면서 지난 7월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로-엔은 104.50엔 위로 올라서면서 5개월래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일본의 지역경기 평가도 부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BOJ가 추가 완화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통상 BOJ가 통화완화를 이용해 엔화를 시장에 풀면 엔화가치는 떨어지고 달러와 유로 등 주요 통화의 가치는 오른다.

바클레이즈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수석 외환 전략가는 "오는 30일 열리는 BOJ의 정례회의를 앞두고 추가 통화 완화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엔이 올랐다"며 "현재 시장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달러-엔이 앞으로 3개월 뒤 83.00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BOJ는 이번 달 말에 있을 회의에서 추가 통화완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표적인 영자 일간신문인 재팬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BOJ가 일본의 경기침체를 막고자 정부와 공조해 2개월 연속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BOJ가 자산매입 규모를 5조엔~10조엔 정도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BOJ는 또 장기채 매입 규모를 늘리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구매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정부도 BOJ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20조엔(2천500억달러) 더 확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이 BOJ에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기존의 80조엔에서 100조엔으로 늘리라고 요청했다"며 "정부가 은행에 자산매입 기금을 5조~10조엔이 아니라 20조엔 증액하라고 권고한 것은 시장 심리를 개선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BOJ가 장기 국채, ETF, REIT 구매를 확대할 수 있다"며 "은행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BOJ 총재는 BOJ 지부장과의 분기별 회동을 열고 개회연설에서 "중앙은행은 점진적으로 자산매입 프로그램 한도에 도달할 때까지 매입을 늘려가면서 지속적으로 통화 완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라카와 총재가 지난 2008년 4월에 취임한 이후 BOJ가 2개월 연속으로 완화 조치를 취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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