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선물 2000년 이후 누적 데이터

전문가들 "경기 개선 기대에 베팅 중…추가 청산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외국인이 최근 국채선물을 대량으로 매도했지만, 여전히 남은 포지션이 많아 추가 매물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국채선물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계약수는 3만7천계약을 웃돈다. 4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외국인 대량매물에도 누적 포지션 많이 남아 =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파는 동안 미결제약정이 줄었다는 점에서 기존 매수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미결제약정은 1만8천계약 넘게 감소했다.

외국인의 누적 매수포지션 역시 급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근월물 교체 이후의 외국인 순매수 포지션은 4만6천계약 정도다. 이 기간에 국채선물을 산 외국인이 청산에 나서는 것으로 본다면 누적 포지션 부담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삼성선물은 이런 문제를 고려해 지난 2000년 이후부터 외국인 국채선물 포지션을 자체적으로 산출하고 있다.

이 선물사는 현재 외국인 누적 매수포지션이 8만3천계약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최근 고점인 12만6천계약에서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포지션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최근 2년 기준으로 삼성선물이 자체 산출한 외국인 누적 매수포지션의 고점은 13만7천계약(2012년 6월28일), 저점은 마이너스(-) 3만1천계약(2012년 3월19일)이다.

누적 포지션이 고점에 근접하면서 외국인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저점과는 아직도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는 셈이다.

박동진 연구원은 "누적 포지션으로만 보면 아직도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 국채선물 청산압력 지속되나 =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경기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국채선물 청산에 나서는 것으로 평가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채권연구원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는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신규주택 매매 등의 경제지표를 보면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박동진 연구원도 "외국인은 경기 전망에 대해 국내 투자자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중국과 미국 경기가 회복 기조가 나타나면서 차익실현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받쳐주고 있어서 차익실현 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된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현물채권을 같이 매도하지 않는 걸로 봐서는 채권포지션은 유지하되 선물을 팔면서 듀레이션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하루하루 등락은 있겠지만, 트렌드로 보면 연말 또는 내년 1분기까지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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