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지난 9월 최초 발행됐던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투자 과열 현상이 점차 진정되고 있다. 국고30년물 물량을 쓸어 담았던 리테일 수요도 잠잠한 가운데 다음 달 초에 실시되는 30년물 경쟁입찰을 앞두고 금리 수준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시장 전문가들은 23일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경쟁입찰 실시와 최근 20년물 크레디트물 발행에 따른 수요 분산, 리테일 수요의 진정세 등으로 국고30년물 금리가 20년물과의 역전폭을 해소한 것으로 진단했다.

국고30년물 금리는 전일 3.10%로 고시되며 국고20년 지표물 3.08%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30년물은 지난 9월11일 시장에 처음 선보인 뒤 줄곧 20년물 금리를 하회하는 역전 현상을 보여왔다. 특히 9월말까지는 국고10년물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9월11일 이후 국고30년.20년.10년물 금리의 변동 추이.>

국고30년물의 이상 과열 현상이 해소될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 19일이다. 당시 국고30년물은 장내 시장에서 100억가량이 3.09%에 거래됐다. 국고10년물과 20년물 금리가 모두 보합권에 머무르는 동안 30년물은 전일대비 6bp나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된 셈이다.

국고30년물의 정상화 과정에는 최근 잇따라 발행된 20년물 등 장기 크레디트 물량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일 산금채 20년물이 500억원 규모로 발행된 데 이어 22일에는 20년짜리 정금채가 1천200억원 발행됐다.

이같이 20년 만기 채권이 발행됨에 따라 기존 국고30년물에 대한 수요가 일부 분산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증권사 딜러는 "최근에 산금채와 정금채 등 20년물 채권이 발행되면서 국고30년물 금리 레벨에 대해 시장이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라며 "국고30년물에 대한 수요들이 20년물 등으로 일부 분산됐다"고 설명했다.

B증권사 국고채전문딜러(PD)는 "지난 금요일 30년물을 들고 있던 기관에서 민평보다 6bp 높은 금리로 매물을 내놓았다"며 "삼성증권 등 국고30년물에 대한 리테일 수요도 잠잠한 상황에서 그동안 오버슈팅됐던 현상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엇보다 다음 달부터 국고30년물이 경쟁입찰을 통해 발행된다는 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인수단 배정과 경쟁입찰은 발행금리를 형성하는 데 있어 하늘과 땅 차이"이라고 덧붙였다.

C외은지점 딜러는 "지난 금요일 국고30년물만 민평대비 '+6bp'에 거래된 이후 기관들의 매물 압력이 더욱 커졌다"며 "리테일 수요도 줄어들다 보니 물량을 들고 있는 기관들의 고민도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리테일 수요가 주춤하지만, 금리 수준이 올라가면 관련 수요는 어느 정도 유지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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