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이달 외국인이 4조원 이상 투매에 나서며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가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3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화면번호 3300), 외국인은 10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1천억원 이상 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이 한 달 동안 4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은 2015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5천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증시도 맥을 못 추고 하락했다. 이달 초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4%, 21% 하락하면서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코스피는 지난 2016년 2월을 기점으로 박스권을 벗어나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코스피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2016년 2월부터 지난 2년간 국내 주식을 26조원 이상 사들였다.

그러나 코스피가 올해 2월 초 2,600포인트, 코스닥이 930포인트를 넘어서며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외국인은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순매도에 나서 이달까지 코스피에서 8조원, 코스닥에서 1조원가량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지난 2년간 30조원 가까이 순매수했기 때문에, 지금 순매도한 금액을 고려하면 아직도 20조원가량 더 팔 수 있다는 극단적인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증시에서 20조원을 판다고 해도 한국물 비중을 3~5%포인트 축소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외국인이 2년 전 수준으로 투자 비중을 가져간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국인은 이미 지난 2월부터 고점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경기 펀더멘털과 비교해 현 주가는 합당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패턴이 장 초반 개인이 저점 매수에 나서면 외국인이 선물을 팔고, 현물도 같이 밀리면 개인의 실망 매물이 확대되고, 이후 장 막판에 외국인이 다시 선물을 저가에 매수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냉각된 투심을 이용한 외인의 선물 플레이가 나타나고 있지만, 해외 연기금 등은 손해를 감수하고 추가 매도할 실익이 크지 않다"며 "한국물 주식 비중을 크게 축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