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연초 이후 코스피에서만 4조원 가까이 주식을 팔아치우던 기관 투자자들이 최근 월별 순매수로 돌아선 뒤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증시가 폭락하며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기관이 꼬인 수급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31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투자자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연초 이후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약 3조4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약 6조원을 팔아치웠고, 개인만 8조4천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은 올해 상반기 지난 3월과 6월 두 달을 제외하고 월간 단위로 모두 순매도를 보였다. 하반기에 들어선 7~8월도 월간 순매도를 기록했고, 특히 지난 8월에는 1조8천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매도세를 급격히 늘리기도 했다.

그랬던 기관이 지난 9월부터 기조가 조금씩 바뀌었다. 지난달 약 6천35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매수세로 돌아서더니 이번 달에는 2조2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수 금액을 대폭 확대했다.

2,300선 내외에서 등락하던 지수가 2,010선까지 하락하면서 기관들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초 이후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약 2천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대부분 이달 들어 사들인 것이다.

기관은 올해 들어 지난 2, 3월에 각각 5천600억원, 5천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것 외에 월간 단위로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초 820선에서 등락하던 코스닥지수가 640선까지 급격히 하락하자 순매수 금액을 약 8천4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일각에서는 지수 하락으로 외국인과 개인이 모두 매도로 돌아선 가운데 기관만 매수에 나서고 있어 기관이 증시 반등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관이 증시 반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기관은 사회적 책무를 어느 정도 지고 있으므로 외국인이나 개인이 대거 팔아치울 때 증시 안전판 역할은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 외에 지금처럼 지수가 크게 하락해 종목이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면 국민연금 등의 기관에서 국민 재산 증식 차원에서 들어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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