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미국 주식시장에서 출발한 거센 글로벌 자산시장 조정 흐름에도 우리나라의 대외 신용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터키 등 취약신흥국 문제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어, 급격한 외국인 자본 유출 등 금융불안이 발발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제한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점이 바탕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31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화면번호 2485·4245)에 따르면 전일 우리나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 CDS는 40.7bp였다.

지난해 9월 75.43bp를 고점으로 꾸준히 하락하는 가운데, 올해 10월에는 37∼40bp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 중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42.1bp)를 비롯해 한국수자원공사(42.9bp) 등의 공기업, 현대자동차(46.0bp), 신한은행(48.6bp), 우리은행(49.3bp) 등 대기업의 CDS도 역사적 저점 정도로 낮았다.

우리나라 외평채 가산금리는 10월 들어 큰 변동이 없었다.

2044년 만기 외평채 기준으로 30년 물은 73∼75bp 정도, 2027년 만기 기준 10년 물은 60∼63bp에서 등락했다.

국내 은행의 대외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9월과 거의 같은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점은 일단 주가 조정 흐름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약신흥국 금융불안을 야기했던 터키의 경우에는 달러-터키 리라 환율이 8월 중순 7.21리라에서 최근 5.4리라로 크게 하락했다.

사실상 글로벌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기 직전 레벨이다.

다만 달러-인도네시아 루피아는 15.2루피아, 달러-인도 루피는 73∼74루피대의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달러 유동성은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통화스와프(CRS) 금리와 이자율 스와프(IRS) 금리 차이를 일컫는 스와프 베이시스를 보면, 오히려 달러 사정이 개선되는 양상이었다.

지난 6월 초 84.5bp에 달했던 스와프 베이시스 역전 폭은 전일 43.25bp까지 축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정 거래 유인이 줄었으나, 아직 특별한 위험이 감지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대규모 채권 만기 도래 여파에 외국인 채권의 순 유입 기조가 매도 흐름으로 돌아섰지만, 작년과 같이 북 클로징이 있는 시기적 특징 맞물린 것으로 진단된다.

달러 라이보(LIBOR) 금리와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 스프레드 역시 3월 말 59bp대에서 9월 16bp대로 내려왔다.

최근 라이보-OIS 스프레드가 24bp로 조금 올라온 측면은 있지만, 글로벌 유동성 문제를 논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인식이었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글로벌 및 국내 유동성이 견고한 상태에서, 달러-원 환율이 버텨주고 있다"며 "원화 약세가 가파르지 않다 보니 주가 낙폭도 제한되는 양상"이라고 판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국내 경제 펀더멘털은 계속 어려워지고 있지만, 수급 측면에서 환율이 눌리고 있다"며 "6개월 정도는 외환시장이 버틸 체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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