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금리 달러채 3종류 18억 弗 어치 발행..쿠폰 금리 최대 13.75%

회사 "확보 자금, 역외 단기채 차환에 투입".."쉬자인 회장, 모두 10억 弗 어치 매입"

무디스 "中 부동산 부문 유동성 갈수록 빡빡"..주가, 8월 정점 대비 약 39%↓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차입 부담이 심각한 중국 유수 부동산 개발사 헝다 그룹의 쉬자인 회장이 홍콩에서 발행된 자사 달러 채권을 이례적으로 대량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시장 시선이 결코 곱지 않다고 외신이 31일 지적했다.외신에 의하면 쉬 회장은 헝다가 만기 2년과 4년 및 5년 물로 발행한 모두 18억 달러 어치의 달러 채권 가운데 자신 명의로 5억 달러 어치와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기업 신신을 통해 5억 달러 어치 등 모두 10억 달러 어치를 소화한 것으로 이날 발표됐다.

헝다 달러 채권은 5년 물의 경우 금리가 13.75%에 달해, 부동산 개발 채권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여실히 반영됐다.

2년 물과 4년 물도 쿠폰 금리가 각각 11%와 13%로, 역시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시세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 상승은 그만큼 시세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헝다는 성명에서 이번 채권 발행으로 확보된 자금이 모두 만기가 돌아온 해외 채무 차환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쉬 회장이 발행 물량의 상당 부분을 인수한 것이 "그룹을 안정시켜 시장 신뢰를 회복시키려는 결의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장 시각은 곱지 않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크레디사이츠 애널리스트는 "쉬 회장이 신규 발행 채권에 대한 시장 관심을 부추기려고 앞장 서서 물량을 대거 흡수한 것"이라면서 "이례적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쉬 회장이 최근 대규모 배당을 받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사실상 그것을 재투자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외신은 이와 관련해 헝다가 지난 8월 2016~2017회계연도 분으로 147억 위안(약 2조4천4억 원)의 배당을 책정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쉬 회장이 당시 100억 위안 이상을 챙긴 것으로 추산했다.

루크로 애널리틱스의 싱가포르 소재 애널리스트는 쉬 회장의 대규모 채권 흡수에 일부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불투명한 헝다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또다른 증거라고 본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너가 (심각한 차입 경영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배당을 받은 후 그것을 종잣돈으로 해서 높은 쿠폰 금리의 자사 신규 발행 채권에 재투자하는 데 대한 시장 시각이 결코 곱지 않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와 관련해 헝다가 심각한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또다른 고육지책으로 홍콩의 오피스 타워를 담보로 15억 달러를 차입하기 위한 협상도 벌이는 것으로 지난달 전해진 점을 상기시켰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1일 S&P 집계를 인용해 헝다가 지난 6월 말 현재 2천990억 위안의 단기채를 갖고 있다면서, 이것이 전체 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4%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의 49%에서 감소한 것으로 비교됐다.

무디스는 헝다가 12개월 안에 갚아야하는 채무가 본토 발행분 348억 달러와 해외 발행분 179억 달러라고 집계했다.

무디스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부문 유동성이 갈수록 빡빡해지면서, 채무 차환 비용도 가중되고 있다"면서 "(헝다 같은거대 기업도 이처럼 차입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중소 부동산 개발사들은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SCMP는 헝다 주식이 지난 8월의 최근 정점에서 38.5%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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