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한국기업평가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기평은 31일 보고서에서 현대·기아차의 사업경쟁력 약화로 수익창출력이 저하됐고, 주요 시장에서 판매 회복이 지연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이번 등급전망 변경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AAA'로,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한기평은 현대차에 대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1.2%에 그쳤고, 3분기 누계로 2.7%를 기록했다"며 "지난해 3분기 이후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어 근원적인 수익 창출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기아차의 경우 올해 3분기 약 2천800억원의 품질비용이 발생하면서 3분기 누계 영업이익률이 1.9%에 그쳤다"며 "지난해 1분기부터 분기별 영업이익률이 3%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등 기아차 역시 전반적인 수익창출력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현대·기아차의 내수 승용차시장 점유율이 올해 9월 말 65.2%까지 회복돼 준 독점적인 시장지위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해외 판매 여건은 악화한 것으로 봤다.

한기평은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시장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미국의 자동차 수요는 기준금리 인상과 대기수요 소진에 따라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이어 "미국에서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국내 공장과 멕시코 공장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재고가 증가해 수익성 회복이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판매 부진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기평은 "사드 이슈가 있었던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라 2분기 잠시 회복되는 듯했던 판매실적은 3분기 재차 부진한 모습"이라며 "기아차는 3개월 연속 지난해 판매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현대차 역시 9월 판매량이 작년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위축 등 부정적인 대외 환경으로 판매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기평은 "신차 효과와 일회성 품질비용 부담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면서도 "세계 5위권의 판매량이 유지되고 누적 운행대수가 증가할수록 품질 관련 비용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이어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실적과 수익창출력이 회복되지 못한다면 현대·기아차의 사업경쟁력이 더 이상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에 부합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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