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 상무부가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과 거래하기 위해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도 한시름 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기업이 당장 국내 기업들을 위협할 만큼의 생산 능력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빠르면 1~2년 사이에 따라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미국 상무부의 제재를 받게 된 푸젠진화반도체(JHICC·Fujian Jinhua Integrated Circuit)는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제품 시험 생산에 나서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2020년에는 대량 생산을 할 계획이었다. 이 회사는 양쯔 메모리테크놀로지컴퍼티(YMTC), 이노트론 등과 더불어 중국 3대 메모리 업체로 특히 스페셜티 디램(DRAM)을 주력 생산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내년 기준으로 전 세계 디램(DRAM) 생산량의 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번 제재로 개발부터가 쉽지 않아진 상황이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나 소재 업체가 이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1위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같은 곳은 D램 개발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는데, 이번 제재 때문에 거래 자체가 어려워졌다.

또 미국 상무부가 제재 이유를 '미국 군사 시스템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장기적인 경제적 생존을 위협한다'고 밝힌 만큼, 나머지 중국계 메모리 반도체 업체도 제재를 받을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D램 개발이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매출액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각각 42.6%와 29.6%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푸젠진화반도체의 입지는 아직 미미하다. 다만, 최근 들어 지속된 '중국 메모리 굴기가 온다'는 우려는 이번 제재로 어느 정도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비업체의 제품 없이는 제대로 된 메모리 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이번 조치로 당분간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굴기가 원천 봉쇄돼 시장 위협 요소 중 하나가 제거됐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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