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중 통상갈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정치국회의서 다소 변화된 경제 시각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31일(현지시간)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인민대회당에서 정치국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도부는 민간 경제를 활성화하고 증시를 부양하는 등의 큰 틀의 경제 구상을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의 경제 상황을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도부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의 경제에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외부 환경에 심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전쟁에 관련해, 주목할 만한 외부 환경에 변화가 있었다고 언급한 정치국의 시각이변한 것이다.

또, 지도부는 '일부 기업의 경영 어려움이 비교적 크며 장기적으로 누적된 리스크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SCMP에 따르면 성명에는 "이 같은 상황에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SCMP는 중국 지도부가 중국의 경제 둔화에 대해 공개적인 우려를 드러낸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지도부는 중국의 경제 상황 어려움을 인지하면서도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도부는 성명에서 올해 3분기까지의 경제 성과를 "안정적이고 일정 부분 진보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기조인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을 견지해 경제 성장을 수호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지도부는 성명에서 '선제적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고 고용, 금융, 무역, 해외자본, 투자 등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공포했다.

또, 중국이 개혁과 개방을 가속하고 민영 기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SCMP는 지난 회의에서 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강조했던 지도부가 이번 회의에서는 민영 기업과 민간 경제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션젠강 JD파이낸스 수석 경제학자는 지도부가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시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은 더 이상 경제를 '안정적이고 좋은 모멘텀을 가진' 것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경제의 어려움을 인식한 만큼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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