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규모가 급감했다. 회계감리 등으로 공모규모가 큰 기업의 IPO가 지연되거나 철회된 결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공모금액은 6천5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공모금액(4조4천484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가 아직 두 달 정도 남았지만 이 같은 차이를 따라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모총액은 지난해 3조5천258억원에서 올해 1조3천8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건수도 5건으로, 지난해 8건에 미치지 못한다. 코스닥시장의 공모건수는 지난해 74건에서 올해 51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올해 IPO 시장에서 공모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회계감리 등으로 상장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공모규모가 큰 기업의 IPO가 부진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의 대어(大漁)로 꼽힌 SK루브리컨츠는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해 IPO를 철회했다.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에도 불구하고 IPO 시장에서는 하반기에 공모규모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SK증권은 올해 7월 초 "상반기 IPO 시장은 당초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하지만 하반기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티웨이항공 등 대어급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안에 상장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감리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 지분가치 문제 등으로 회계감리를 받고 있다"며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이익을 과다계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와 글로벌 정유회사인 쉘이 각각 지분 60%, 40%를 보유한 기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종속기업에서 공동기업으로 변경하고, 연결재무제표를 수정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8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으나, 올해 9월 19일 공모를 철회했다.

IPO 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카카오게임즈가 게임개발사 지분을 사들인 것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지분가치 평가에서 문제가 있어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밀감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회계감리 일정 때문에 올해 상장을 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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