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금리 각각 11%, 13%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중 하나인 항대부동산이 달러채를 13%의 금리에 발행한 것도 모자라 발행액의 절반을 회장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중국 채권시장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항대부동산(영문명 China Evergrande Group: 종목코드 3333.HK)은 이날 2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과 5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을 각각 쿠폰금리 11%, 13.75%에 발행했다.

회사의 2020년 만기 기존 달러채 금리는 이번 주 7.5%인 점을 고려하면 달러채가 상당히 높은 금리에 발행된 것이다.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한 것은 총 18억 달러 규모의 발행액 중 절반 이상인 10억 달러어치를 회사의 지분 78%를 소유한 쉬자인(許家印·후이카얀) 회장이 가져갔다는 점이다.

회장은 이를 인수한 것은 회사에 대한 "신뢰의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나머지 채권을 사들인 이들은 대부분 아시아 투자자들이다.

홍콩에 상장된 또 다른 부동산업체 중국부동산(01838.HK)도 10월 중순 3년 만기 달러채를 쿠폰금리 15%에 발행했다. 지난주 중국 복합기업 HNA그룹의 홍콩계열사인 해남항공(600221.SH/하이난 에어라인스 홍콩)도 2년 만기 달러채 1억 달러어치를 13.2%에 발행했다.

해남항공은 중국 본토 4대 항공사 중 하나로 당초 3억 달러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금리 상승 압박으로 발행액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AMTD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로 채권 담당 헤드는 "일부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가 과도한 기업 중에 달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다른 기업들의 차입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고 신용 환경이 악화함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신용시장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시중에 유동성을 투입하고 있으나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는 민간 기업들까지 수혜가 갈지는 불분명하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가 올해와 내년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항대부동산의 6월 말 기준 미상환 부채는 총 6천710억위안(960억 달러)로 12개월 안에 만기 도래하는 채권만 420억 달러에 달한다.

항대부동산의 최근 채권 발행은 만기도래하는 채권 상환에 사용하기 위함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당국의 규제로 조정 기미를 보이면서 부동산 기업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또 회사의 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리도 크게 올랐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모두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나티시스의 중국 채권지수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미상환 달러채의 평균 수익률은 6.57%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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