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달 국내 건설사 채권 거래는 관망세가 연출됐다. 우량 채권을 찾는 일부 수요에 2%대 거래만 눈에 띄는 모습이다.

1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유통 장외시장 개별종목 매매내역(화면번호 4505)을 보면 전월 국내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채권 중 가장 많이 거래된 건설사는 삼성물산으로 집계됐다. 한 달간 총 900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뒤이어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거래가 많았는데 이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총 거래액 1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10월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포스코건설 채권의 거래액이 3천억원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이번에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삼성물산은 거래 건수가 3건에 불과하다. 만기가 약 1년 남은 3년 만기 채권 '삼성물산111-1'이 두 건, 만기를 약 8개월 남긴 3년 만기 채권 '삼성물산110-1'의 한 건이 끝이다. 모두 거래될 때마다 300억원씩 거래가 이뤄졌다.

삼성물산의 채권 거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이뤄졌다. 삼성물산이 국내 건설사에서 가장 높은 신용등급(AA+)을 지닌 만큼 우량채권으로 기관투자가에 포트폴리오에 꾸준히 편입되고 있다. 거래금리는 최대 2.2%를 넘지 않는다.

거래량이 많았던 다른 건설사들의 거래에서도 기관투자가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세 번째로 채권 거래가 많았던 현대건설은 하루 동안 300억원의 거래가 나온 게 통계의 전부다. '현대건설301-1'을 2.411%에 시장참가자들이 주고받았다. 현대건설은 상위 10개 건설사 중에서 삼성물산 다음으로 신용등급이 높다(AA-).

롯데건설(A)과 HDC현대산업개발(A+)은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지난달 채권 거래는 금리가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소화됐다.

롯데건설은 2.758%에 400억원이 거래된 '롯데건설127'이 거래의 대다수를 차지했고 HDC현대산업개발도 2.347%에 200억원이 매매된 'HDC현대산업개발147-1'이 거래를 이끌었다. 이를 제외한 거래는 개인들이 참여한 소규모 거래로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사실상 2%대 금리의 채권이 시장을 이끌어간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을 따라 국내에서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이 건설사 채권은 우량 채권만 일부 담고 금리가 다소 높은 종목은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리인상이 이달에 현실이 될지 내년까지 완전히 미뤄질지에 따라 거래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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