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김예원 기자 =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중간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크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한다면 미국 경기가 꺾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연착륙을 위한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양 센터장은 1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최한 '2019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에 쓰려고 약(弱) 달러 카드를 아껴두고 있는 것 같다"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신흥국으로 자금이 회귀하고 그에 따라 베어마켓(강세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는 최근 주식시장이 급락한 것과 관련해서는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졌는데 기업 이익과 무관하다"면서 "납득이 안 간다"고도 했다.

그는 "리먼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고 결국 돈의 힘으로 경기가 회복됐다. 하지만 과연 큰 투자가 있었느냐. 그렇다면 돈의 힘으로 올라온 자산 가격은 꺼져야 한다"면서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그렇지 않은 데 유독 주식시장만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대중국 익스포저가 크기 때문에 한국이 망가지는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30년간 리서치를 해 온 경험을 거론하면서 "외환위기를 제외하고 내수 경기가 이렇게 지표상으로 악화한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체감적으로 썩 좋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해외여행객 예약률을 3개월 전에 발표하는데 리먼 사태 이후 진정된 2012년부터 전년동기대비 계속 플러스였는데 지난 6월에 8월 예약률을 보면 -4.5%였다. 대단한 쇼크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또 올해 상반기 카드가맹점이 22% 감소했는데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대라고 언급하고,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역시 쇼킹하게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이어 "식음료업종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30% 줄었는데 경기가 안 좋다는 것을 느꼈고, 화장품과 자동차업종의 실적을 보더라도 앞으로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장률 하향 조정 여부를 떠나 내수지표가 바닥에 접근한 것을 보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래 가장 안 좋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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