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유니온페이가 해외에서 1억 장 카드 발급을 돌파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 결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니온페이는 막대한 중국의 자본과 인구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지만, 국내 카드사들은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온페이는 최근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발행한 카드의 누적 발급량이 1억 장을 돌파했다.

카드 사용 규모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 외 국가에서 발급된 카드의 결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라오스와 몽골, 미얀마에서는 모든 카드 브랜드 중에서 유니온페이 카드 누적 발급량이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국내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 실적은 초라하다.

신한카드가 2015년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신한 인도파이낸스는 지난해 301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국내 전업 카드사가 해외 현지인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한 것은 처음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고 향후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으면서 손실 폭이 확대됐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 만디리 은행과 합작사를 설립해 결제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카드 승인, 매입 등 프로세싱 업무와 단말기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열악한 카드 인프라를 선진화한다는 전략이었지만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비자(VISA)카드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해외이용 수수료를 인상했다는 국내 카드사들의 제소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국내 카드사의 외국 메이커들에 대한 의존이 높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비용과 효율 면에서 국내사들의 해외카드 브랜드처럼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현실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비자나 마스터 같은 카드 브랜드사는 카드사들과 제휴를 통해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카드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니온페이의 경우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카드 결제 망을 깔았기 때문에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제휴 카드사가 늘었지만, 국내시장의 경우 해외 카드사들에 전혀 매력이 없는 시장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해외 시장 개척에 국내 카드사들이 연합하는 것도 카드사들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에 영세가맹점의 IC 단말기 교체 사업에만 1천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사업을 벌였다"며 "해외망 사업은 이것과 차원이 다른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7개 카드사는 모바일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규격인 '저스터치' 개발을 완료하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현재는 흐지부지해졌다.

저스터치는 카드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 NFC 결제규격이다.

해외 브랜드 카드사의 EMV 규격 사용에 따른 로열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타 결제방식 대비 편리하고 보안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사업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는 카드사가 위험을 감수하며 해외 진출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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