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취임 1년을 맞는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코스닥 시장이 무너진 탓에 코스닥활성화 정책이 빛을 보지 못했지만 증시 제도 면에선 한 걸음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지원 이사장 취임 1주년을 맞아 거래소는 연내 코스닥 85개사 신규 상장, 시가단일가 매매시간 단축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 85곳 예상

정 이사장이 유독 공을 들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아쉬운 성과를 남겼다.

10월중 코스닥시장이 급락하면서 지수는 취임 당시 700선보다 낮은 650선으로 떨어졌다.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코스닥 상장시가총액도 지난해보다 3분의 1토막이 났다.

하지만 거래소는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수(스팩 제외)는 85개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이사장이 연초에 예상했던 100여개에는 못미쳤으나 2005년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사에서 "코스닥 시장이 창의와 혁신이 살아 숨쉬는 모험자본 조달의 산실로 확고히 자리 잡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위상을 높이고, 코스닥시장위원장을 분리 선출하면서 코스닥 관련 부서를 키웠다. KRX300과 Mid200 지수,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등은 수요 창출을 위한 성과로 꼽힌다.

코스닥 시장의 위험을 관리하는 파생상품도 보완했다. KRX300선물과 코스닥 150옵션, 코스닥 주식선물 3종목과 주식옵션 1종목을 추가로 도입, 상장했다.

다만, 지난 8월 장외파생 중앙청산소(CCP) 업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결제이행 재원을 기준대로 충분히 쌓지 않았다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정 위반 지적을 받거나 코스닥 상장기업 11곳의 무더기 상장폐지로 소송에 휘말리는 등 잡음이 일기도 했다.

◇20년 만에 시가단일가매매 시간 단축

매매제도의 변화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시가단일가매매 시간이 오전 8시에서 9시로 단축된다. 20년 만의 첫 조정이다.

내년 상반기 오픈을 위해 무차입 공매도 등 관리를 위해 주식잔고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장 종료후 종가정보 분배시간을 최대 1시간 단축했고, 입력오류 방지를 위해 1회 호가제출 한도도 상장증권수의 5%에서 1%로 축소했다.

주식분할 등 변경상장시 매매정지기간도 평균 15거래일에서 3거래일로 줄었다.

시장 감시 차원의 이슈 대응도 눈에 띈다.

거래소는 연초부터 불거졌던 대선·남북경제협력 테마주 관리에 집중했다.

아울러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이슈가 불거지자 대량 공매도, 무차입 공매도 의심계좌에 대한 감리도 강화했다.

◇워라밸 조직문화 노력…여성 직책보임자 4명 늘려

정 이사장은 취임 후 토크콘서트, 부서별 간담회를 수시로 진행해 직원들을 만나왔다. 여성 직책보임자를 늘린 것은 정 이사장의 성과 중 하나로 언급됐다.

2018년 기준 여성 팀장, 부서장 비율은 7.2%로 지난 4년간 4%대에서 다소 늘었다.

인원수로 보면 여성팀장은 전체 113명중 8명으로 지난해보다 3명 늘었고, 여성 부서장은 39명중 3명으로 1명 늘었다.

주52시간 근무로 강제 PC오프제를 실시했다. 휴가철 집중 휴가제를 통해 1주일 이상의 장기 휴가 사용을 권장하면서 워라밸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전일 취임 1주년 기념으로 코스닥 혁신기업 초청 간담회를 열고 "혁신기업이 코스닥시장에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특히 기술개발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부 공시체계, 회계관리 제도 구축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