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주요 증권사들이 뒤늦게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 출시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 후발주자의 자금 몰이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7일 나란히 코스피 양매도 5% 외가격(OTM) ETN을 상장한다.

이 상품은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 수익이 극대화되는 상품으로, 옵션 만기일을 기준으로 한 달간 코스피200 지수가 5% 이상 등락하면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5월 업계 처음으로 상품을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은 상장 이후 독점 체제를 유지했다. 기초지수 '코스피 양매도 5% OTM'의 독점적 사용권을 두고 한국거래소와 한국투자증권이 공방을 이어가며 타 상품 출시도 지연됐다.

특정 증권사가 새로운 지수 개발에 참여하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상품을 개발하게 되면 상장 후 3개월간 독점적 지위가 보장된다.

이 기간이 지난 후 한국투자증권은 독점적 권리를 주장했으나, 한국거래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전체 ETN 사업자가 이용하도록 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대립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양매도 ETN은 증시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이 상품의 지표 가치총액(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1천400억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이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한 투자금융본부 팀장이 상반기에만 2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가져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또 한 번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들이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예상치 못한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양매도 ETN에서도 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양매도 ETN 신탁 상품을 불완전 판매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며 판매사들이 다소 보수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획보다 훨씬 늦어진 연말께 관련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판매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상황이어서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변동성 장세에 유리하기 때문에 양매도 ETN 수요는 높을 것"이라면서도 "한투증권 상품이 규모 면에서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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