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 정상이 간밤 통화한 소식이 전해지며 미중이 무역 부문에서 극적 타협을 이룰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 막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나눴다"면서 "무역 문제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주제로 대화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논의는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만남으로 잘 이어질 것"이라며 G20에서의 미중 정상 회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중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G20 회의에서 다시 정상회담을 통해 중미 관계와 다른 중대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하길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별도의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아르헨티나에서 회동이 이뤄지면 무역전쟁 개시 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대면이다.

중국 관영 CCTV(중국중앙방송국)에 따르면 이날 통화를 먼저 요청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해당 통화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측은 G20 양자회담 이전에 중국이 구체적인 협상 어젠더를 제시하기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사전에 구체적인 정보나 협상안을 제공할 경우에만 G20 양자회담이 의미 있는 회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측은 구체적인 안을 담은 공식 제안을 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양국이 함께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의 안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으로부터) 아직 만족할 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미국)는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중의 이번 양자회담이 지난 7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장벽 완화에 합의했던 때와 비슷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EU의 대미 무역장벽 완화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룬 바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러한 관측에 대해서는 "(양자회담이) EU 방문과는 다르다"면서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중국이 만족할 만한 제안을 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경한 태도로 대중 관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달 양자회담 준비 과정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양자회담이 점심 혹은 저녁 자리를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에 따르면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미 재무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관료가 모두 양자회담 준비 과정에 포함돼 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료는 재무부가 이번 기회를 활용해 미국과 중국이 협상 의제에 합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G20 양자회담에서 무역 적자, 기술 이전, 국유기업의 관행 문제 등을 무역갈등 협상 의제로 올리고 싶어한다는 뜻이다.

이 관료는 그러면서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일부 미국 관료들은 아직 무역협상의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를 비롯한 백악관 일부 관료들은 중국이 아직 미국의 대중 관세 여파를 온전히 느끼지 못한 만큼 아직 협상하기 이르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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