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우리나라의 대기업 정규직 전환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소득 불평등을 심화하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장근호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4일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과 과제(BOK 경제연구 2018-34)'에서 "최근 고용증가세 둔화, 청년실업 증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등 고용의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 인구가 2017년부터 감소하면서 인구요인이 앞으로 고용을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정규직 및 중소기업 취업자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도 특징이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2.9%, 종업원 수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취업자 비중이 85.7%다.

OECD 평균 임시직 근로자 비중은 11.2%로 한국 20.6%보다 낮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2017년 현재 67%로 OECD 평균 68%에 근접하지만, 청년과 여성 고용률은 부진하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2.1%로 OECD 평균 53.3%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최근에는 청년 실업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여성 고용률은 56.9%로 OECD 평균 60.1%에 못 미쳤다. 남성과의 고용률 갭은 16%포인트로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다.

과도한 자영업 근로자 비중도 한국 고용시장의 특징이다.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 비중은 2017년 25.4%로 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높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고용구조 문제점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심화 ▲청년실업의 증가 ▲여성 고용의 부진 ▲저생산성 중심의 과도한 자영업 비중을 꼽았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글로벌화에 따른 경쟁 심화, 대기업 우위의 원·하청 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기업규모별 노동조합의 교섭력 격차, 기업 단위 노사협상 등 제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청년실업은 구조적 실업 측면이 강하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청년 구직기간이 길어지고 있고, 대졸자 등 고학력자 중심으로 실업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와 경제가 공급하는 일자리 사이의 미스매치를 이유로 꼽았다.

청년기는 직무 경험을 통해 인적자본을 축적하고, 커리어를 설계하는 시기다. 청년 실업은 결혼·출산 등 청년기 이후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 고학력일수록 다른 나라보다 여성 고용이 부진하다. 일자리 질도 남성보다 열악하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대졸 이상 여성들의 남녀 고용률 갭은 26%포인트에 달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에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의 비중은 6.6%로 남성 13.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여성의 결혼·출산 이후 뚜렷한 경력 단절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가정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기 어렵게 하는 제도와 문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영업 비중은 경제 발전 단계에 비해 크게 높다. 자영업 고용이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 생산성이 낮고 진입하기 쉬운 업종에 집중돼있다.

임금근로자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은데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양질의 임금근로자 일자리에 취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장근호 부연구위원은 "고용이슈는 울 경제가 성장하면서 오랜 기간 쌓여온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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