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해 엇갈린 발언이 쏟아지면서 큰 폭의 등락을 보인 끝에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탄탄한 고용시장과 탄력받은 임금 상승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며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고용지표 호조를 확인하며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정부가 이란 원유 제재에서 8개 국가를 면제한다고 발표한 데 따라 하락했다.

오는 11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합의 도출 기대가 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핵심 관계자의 엇갈린 발언이 쏟아지며 시장의 혼란이 커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대비 198포인트 올랐다가 300포인트 하락으로 급전직하하기도 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강한 미국 경제는 다시 한 번 지표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시장 예상보다 큰 폭 증가한 25만명(계절조정치)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8만8천 명이었다. 특히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3%를 넘어섰다.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05달러(0.18%) 증가한 27.30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전달 2.8% 올랐던 시간당 임금은 이번 달에는 3.1% 상승했다.

고용지표 외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상무부는 9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3% 늘어난 540억2천만 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WSJ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538억 달러를 상회했다. 9월 수출은 전월 대비 1.5%, 수입 역시 1.5% 늘어났다.

10월 뉴욕시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72.5에서 69.8로 하락했다.

반면 상무부는 9월 공장재 수주 실적이 전월보다 0.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 0.5% 증가보다 더 양호했다.

지난 8월의 2.6% 증가보다는 증가 폭이 둔화했다. 8월 공장재 수주 실적은 당초 2.3%에서 상향 조정됐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9.91포인트(0.43%) 하락한 25,270.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31포인트(0.63%) 내린 2,723.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7.06포인트(1.04%) 하락한 7,356.9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2.36% 올랐다. S&P 500 지수는 2.42% 상승했고, 나스닥은 2.65%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을 주시했다. 10월 고용지표와 애플 실적도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오는 11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합의 도출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발언이 쏟아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에 중국과 무역협정 초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며 아시아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를 부인하며 협상 타결이 임박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다우지수를 비롯한 주요 지수가 하락 반전하며 1% 넘게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협상 타결이 가까워졌으며, 좋은 협상이 될 것이란 발언을 내놨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주요 지수는 낙폭을 줄였지만, 상승세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시장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다우지수는 전장대비 198포인트 올랐다가 300포인트 하락으로 급전직하하기도 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낙관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고용지표 호조는 주식시장에는 중립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경감됐지만,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 급등, 통화정책 긴축 강도 강화 우려를 자극했다. 10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오르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 이상 상승했다.

미국 국채금리도 10년물이 3.2% 선 위로 다시 올랐다.

월가 '대장주'인 애플 주가가 부진한 점은 기술주는 물론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애플은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네 번째 회계 분기 실적에서 순익과 매출이 예상을 웃돌았지만, 다음 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은 시장 기대보다 부진한 수치를 내놨다. 아이폰 판매 대수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를 비롯한 월가 주요 기관들이 잇달아 투자전망이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6.6% 급락했다.

중국의 주요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가 중국 경기 둔화를 이유로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도 기술주 전반의 불안을 자극했다.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 주가가 1.5%가량 하락했다. 반면 캐터필러 주가는 0.9% 올랐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2.4% 내렸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89% 하락해 가장 큰 폭 내렸다. 커뮤니케이션도 0.82% 하락했다. 임의 소비재는 0.41%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증시가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미국 중간선거와 무역 관련 이슈 등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여전히 무역정책이 이슈다"며 "최근 증시 움직임은 시장이 전통적인 변동성 상황으로 회귀했음을 나타내며, 이런 변동성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5.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88% 상승한 19.5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7.0bp 상승한 3.214%를 기록했다. 이번주 13.7bp 급등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8bp 오른 3.454%를 나타냈다. 4년래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으며 이번주 13.9bp 올랐다.

10년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이번주 주간 상승률은 지난달 5일 주간 이후 가장 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6bp 오른 2.911%를 보였다. 이번주 10.1bp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8.9bp에서 이날 30.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하락하던 미 국채 값은 발표 이후 낙폭을 키웠다.

실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발표 전 3.161%에서 발표 직후 3.178%로 올랐고, 장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웠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투자 전략가는 "지난달 악천후로 고용보고서가 약세 흐름을 보인 뒤 이번 달 대거 회복했다"며 "다음 달에 다소 주춤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의 힘은 강해졌다"고 말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설리번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실업률 하락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고용 성장세가 강하면 향후 몇 개월간 임금 인상 압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임금 인상이 좋은 경제 상황에 힘입은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가속 우려를 자극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통화정책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이미 관세 여파로 후퇴하기 시작한 미국 기업의 대출 비용을 늘려 수익성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실제 전일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예상을 밑돌며 우려를 키웠다.

슈왑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탄탄한 성장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어서 연준이 현 단계에서 속도를 늦출 이유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PGIM의 나단 쉬츠 수석 경제학자는 "가계가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워 연준의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기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은 것 역시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값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아주 좋은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며 "중국과 뭔가를 하는 데 훨씬 가까워지고 있으며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리플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를 살피고 있는 게 위험 요인"이라며 "투자자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17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703엔보다 0.474엔(0.42%)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95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106달러보다 0.00154달러(0.13%)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96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59엔보다 0.37엔(0.29%)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19% 상승한 96.465를 기록했다. 이번 주 0.2% 올랐다.

강한 미국 경제 지표가 달러화를 끌어올렸다.

장 초반 달러지수는 위험 선호와 매수 공백으로 최근 7거래일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경제 지표 호조에 이후 낙폭을 회복했고 상승 반전했다.

이날 발표된 10월 고용보고서에서 탄탄한 고용과 3% 위로 뛰어오른 임금 인상률을 확인했다.

인피녹스의 자콥 데피 트레이딩 대표는 "활기가 넘치는 고용지표와 같은 좋은 경제 소식에도 이날 달러가 소폭 움직이는 데 그쳤는데, 이는 달러가 얼마나 좋은 경제 지표에 익숙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예전 같았으면 달러는 과속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의 시린 하라지리 외환 전략가는 "꽤 좋은 고용보고서에도 달러 강세는 다소 조용했다"며 "이 레벨에서 다소 제한될 수 있어서 달러가 상승하려면 다른 신호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 기대 확산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며, 이는 달러를 지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전일 달러는 월말 달러 매수 수요가 끝나면서 11월을 다소 부진하게 출발했지만, 이날 반등했다.

특히 유럽 관련 통화가 장 초반의 위험 선호에 따른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 반전해 달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이 새로운 장기은행대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유로-달러가 1.14달러, 파운드-달러가 1.30달러대를 내주는 등 하락 반전했다.

이 장기대출은 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의 2번째 라운드가 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유럽 부채위기 여파로 2011년에 시작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대는 지속하며 위험자산 선호도 이어졌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외환 전략가는 "무역합의 논의로 지난 며칠간 위험선호가 더 커졌으며 달러에는 약세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달 후반 무역합의에 이르거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가지수를 끌어올리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머징마켓 통화는 강세였다.

경제 성장과 무역전쟁 우려로 이번 주 6.9800위안으로 22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던 달러-위안은 하락했다. 심리적으로 중요한 7위안 선을 앞두고 달러-위안은 이날 0.45% 내린 6.8898위안을 기록했다.

ADM 인베스터 서비스의 마크 오스트월드 글로벌 전략가는 "NDF 시장에서 위안화 추가 약세가 진행된 뒤 어제 오전부터 엄청난 스퀴즈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터키 리라는 달러 대비 1.62% 급등해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정부가 이란 원유 수입과 관련해 8개국에 제재 면제를 허용했는데, 여기에 터키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리라는 5.50선도 하회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5달러(0.9%) 하락한 63.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6.6% 급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4주 연속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5일부터 재개될 미국의 이란 원유 제재 관련 소식을 주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원유 제재에서 8개 국가를 일시적으로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 터키, 일본 등 주요 이란 원유 수입국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 정부는 오는 5일 면제 대상 국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유럽연합(EU)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점이 유가 상승의 한 이유였던 만큼 일부 국가에 면제를 허용한다는 소식은 유가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이란은 미국의 발표 이후 제재가 재개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도 유가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합의 초안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날은 엇갈린 소식이 쏟아졌다. 시장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는 못하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 우려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반면 공급 증가 부담은 커졌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10월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141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30년 만에 최대 규모다.

다만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는 874개로 전주보다 1개 줄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제재 부담 완화 등으로 유가의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클립스 인터내셔널의 마크 스쿨리온 선물 옵션 중개인은 "미국 산유량, 러시아 산유량,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란 제재도 8개 국가가 면제를 받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 달 내내 유가가 하락했지만,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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