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증권업계 최초로 단기금융 1호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약 3조원 가까이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께부터는 외화 표시 발행어음을 발행하는 등 점차 조달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발행어음으로 2조7천364억원을 조달했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11월 증권업계 최초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이후 '퍼스트 발행어음'과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과리계좌(CMA)'를 판매했다. '퍼스트 발행어음'은 카카오뱅크보다 높은 연 2.3%의 이율로 선보이며 발행 첫날에만 4천억원어치를 파는 등 이틀 만에 5천억원을 완판하기도 했다.

한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된 자금을 기업금융(50%), 부동산(30%)에 투자해 운용하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 않지만, 사전에 비상장주식(Pre-IPO)과 저신용등급 및 회생 기업 등 벤처·중소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데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은 2020년까지 발행어음 조달 규모를 8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2년 차인 올해 연말까지 조달 목표액은 4조원, 3년차는 6조원으로 매년 2조원씩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께부터는 달러화 등 외화표시 발행어음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가 '외환제도 개혁방안'을 발표하며 오는 4분기부터 외화 표시 발행어음 업무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외화 표시 발행어음을 발행하면 증권사는 해외 투자 사업에 필요한 외화 환전과 헤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주식, 채권 및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할 때 증권사들은 환전을 하고 환 헤지를 위해 별도 비용을 들였으나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면 외화를 그대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한투증권과 NH투자증권 두 곳만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며 처음 제도가 생겨났을 때의 기대만큼 흥행한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요새 시중 은행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금리를 기존은행보다 0.1%포인트만 더 많이 줘도 자금은 금세 몰린다"며 "자금을 많이 모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은 자금을 얼마나 잘 운용했는지를 통해 이 제도가 얼마나 실익이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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