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지표 호조가 주식시장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 호조가 다시 미국 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5만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8만8천 명보다 많았다.

10월 실업률은 지난달과 같은 3.7%를 유지했다. 실업률은 지난달 1969년 이후 49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0월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05달러(0.18%) 증가한 27.30달러를 기록했다. WSJ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는 0.2% 상승이었다.

시간당 임금은 1년 전보다는 3.1% 상승했다. 전달에는 2.8% 올랐다.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 선을 넘었다.

미 고용지표 호조는 미국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으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주식시장에 유리할 게 없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은 고용지표는 달갑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실제로 한동안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던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가 지난주 후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지난 주말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 종가보다 7.0bp 상승한 3.214%를 기록했다. 이번주에만 13.7bp 급등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8bp 오른 3.454%를 나타냈다. 4년래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으며 이번주 13.9bp 올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10월 고용지표의 서프라이즈로 금리가 다시 상승했는데, 이는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증시를 압박하는 연준의 긴축 기조가 바뀌려면, 경제 데이터 둔화가 실제로 확인돼야 한다"며 "하지만 고용과 같은 후행지표가 악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심리에 영향을 받는 서베이 지표나 투자, 주문 관련 데이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연구원은 "시장 불안의 기저에 보호무역이라는 우려가 전면에 있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성장률과 금리 간극 축소가 자리하고 있다"며 "금리의 방향성과 연준의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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