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신설하겠다고 밝힌 첨단기술 기업들을 위한 시장은 중국 본토증시와 홍콩·나스닥 시장과의 경쟁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은 5일(현지시간)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신생 판을 개설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중국어로는 '커촹(科創)'이라 불리며, 첨단 기술기업과 유니콘 기업 등을 유인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신규 판에 대해 구체적인 세부안을 밝히지 않았으나,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홍콩증시는 2% 이상 급락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첨단기술 판이 신설될 경우 홍콩증시에 상장되는 정보기술(IT) 유니콘 기업들이 본토로 발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거래소는 올해 첨단기술 기업을 홍콩거래소로 유치하기 위해 30년래 최대 규모로 상장 규정 개혁을 단행하고, 신경제 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허용했다.

SCMP는 만약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신규 첨단기술 판이 생기면, 상하이거래소가 나스닥과 홍콩 증권시장을 위협하는 기술기업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의 주요 기술기업들은 현재 모두 중국 본토증시가 아닌 뉴욕이나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다이 밍 헝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많은 투자자는 최고의 기업이 미국이나 홍콩에 상장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신규 판은 작은 (첨단기술) 기업이나 유니콘 등을 유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중국예탁증서(CDR)가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굴기 경쟁으로 부진했던 점을 언급하며 신규 판이 기술기업들을 다시 본토증시로 끌어오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신규 판을 개설하면서 상하이를 중국의 기술 혁신 중심지로 세울 수 있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시 주석은 해당 연설에서 기업공개(IPO) 등록제를 시범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리리펑 국금증권 수석 전략가는 "자본시장이 더 효율적으로 변하고, 가치투자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SCMP에 전했다.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