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국내 보험회사의 해외 진출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 등의 주도로 '보험회사 해외진출 회의체'가 오는 7일 발족해 첫 모임을 한다. 이어 내년부터는 우리와 중국 금융감독당국 간에 보험권 협의체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보험사들은 앞으로 연간 두 번 개최되는 회의에서 해외 진출과 관련한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모범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개별적으로 쌓아온 해외 사업 관련 정보나 노하우를 교류하게 되면 보험업권이 공동의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감독 당국은 보험사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답을 찾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금감원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간에 보험권 협의체가 구성돼 한·중 보험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지난 7월 중국 은보감회를 찾아 은행권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한편, 보험권 컨퍼런스 콜 개최를 타진했다.

현재 금감원은 중국 은보감회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은행권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있는데, 내년 초 은보감회 조직개편이 안정화되면 이를 보험 권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3월 국무원 부처 개편에 따라 기존의 은행업관리감독위원회(은감회)와 보험업관리감독위원회(보감회)를 통합한 은보감회를 신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 금융사들이 해외 진출하는 데 겪는 고난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것은 영업 현지화의 어려움과 감독 당국과의 마찰"이라며 "영업적인 어려움은 국내 해외 진출 회의체에서 시장에 관한 정보와 노하우를 서로 전수해주면서 개선하고, 해외 감독 당국과의 문제 해결은 금감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지원 사격에 연달아 나선 것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보험사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해 포화 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을 넘을 새로운 활로를 찾게 하려는 취지다.

지금까지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은 고전을 거듭해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는 삼성·한화·교보 등 생명보험사 3곳과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서울보증·코리안리 등 손해보험사 7곳 등 총 10곳이다.

10개 보험사의 해외점포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35개(법인 25, 지점 10)로 지난해 말 42개(법인 32, 지점 10)보다 줄어들었다. 해외점포 수 감축은 사업 부진과 무관치 않다.

보험사 해외점포 영업 성적은 올 상반기 손해율 개선 등으로 인해 3천850만 달러(약 43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흑자로 전환했지만, 은행·금융투자 등 여타 금융권역에서 내놓는 실적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현지화 전략 부재, 높은 진입 규제와 낮은 인지도 등이 꼽힌다. 또 장기 사업인 보험업 특성상 해외에 진출해 성과를 내려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설계사 육성과 영업 관리 체계 구축 등 현지 시장 영업기반 구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며 "우리 보험사가 현지에서 성과를 내려면 약 10년 이상의 세월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보사보다도 생보사가 현지에서 터전을 잡는 데 어려움이 크다. 해외에 진출한 보험사 개수만 해도 손보사는 7곳인데 비해 생보사는 3곳에 그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물·자동차 보험은 어느 나라 보험사의 상품에 가입하든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생명보험의 경우 보험 가입자 정서상 현지에서 인지도가 낮은 외국계 상품을 꺼리는 측면이 있다"며 "생보사는 해외 진출 시 글로벌 보험사와 조인트 벤처를 하지 않는 한 현지 시장을 파고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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