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 3분기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데에는 채권 등 트레이딩(자산운용) 부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을 본격화하면서 채권운용 캐파(잔고)가 이전보다 늘었던 점도 수익급증에 도움이 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한 1천412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조2천541억원으로 전년 대비로 64.6%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천73억원으로 19.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올해 3분기 연속으로 1천억원을 넘겼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와 비교해서도 10% 안팎 증가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은 이 증권사의 주력 사업인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이 우려와 달리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한 상황에서 트레이딩(자산운용) 부문 수익이 급증한 덕분으로 풀이됐다.

3분기 기업금융과 금융수지의 합산 수익은 전 분기 대비 7%가량 증가한 1천334억원을 기록했다. 수탁수수료 수익은 거래대금 감소 등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35% 감소했다.

트레이딩 수익은 1천10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작년 3분기 대비로 각각 76.9%, 137.3% 급증했다.

이랜드월드 투자 관련 일회성 이익으로 112억원이 포함됐지만, 이를 제외해도 전 분기 대비로 57% 늘어난 결과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트레이딩 부문이 큰 폭 개선된 것은 이랜드 관련 이익 인식뿐 아니라 채권 부문과 주식 부문에서의 다양한 전략을 통한 이익 창출이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LS 등 파생결합상품 발행을 통한 트레이딩 캐파(영역)가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ELS 발행을 본격화했다. 그동안 시장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ELS 발행시장에 뛰어들지 않았으나 지난해 파생본부를 설립하고서 미국이나 유럽의 증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메리츠증권의 ELS/DLS 발행잔고는 지난 8월 말 기준 3조7천억원을 웃돌면서 전년 대비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장 연구원은 "ELS 발행 등을 통해 메리츠증권의 채권 잔고가 14조원에 육박하는 등 트레이딩 및 이자수익 창출을 위한 기초체력이 향상됐다"며 "당분간 매크로 환경의 혼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사의 차별화된 펀더멘털은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 트레이딩 부문 관계자는 "ELS 발행으로 채권운용 캐파가 2조~3조원가량 늘어난 측면이 있고 상품별, 시장별로 절대 성과를 추구하는 적극적인 운용 스타일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주식 부문에서도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꾸준한 성과를 내면서 관련 수익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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