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심각한 투자 부진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꺾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성장세를 뒷받침했던 민간소비도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부의 효과 감소로 점차 증가세가 완만해지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봤다.

KDI는 6일 발표한 '2018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투자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소비증가세도 완만해지면서 내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에 버금가는 정도의 악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봤다.

KDI가 제시한 올해와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각각 -1.8%와 1.3%다.

수치상 내년 설비투자가 올해보다 다소 개선될 것처럼 보이지만,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의 기저효과가 소멸한 데 따른 것이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설비투자는 완충되는 모습이 나타나다 올해 하락했던 기존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내년에도 유지되면서 보이는 기저효과 만회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설비투자지수 추이를 보면 1분기 9.4%에서 2분기 -5.9%, 3분기 -13.7%로 감소 폭을 확대했다.

기계류는 1분기 10.4%에서 2분기 -7.5%, 3분기 -18.2%, 운송장비는 1분기 6.4%에서 2분기 -1.5%, 3분기 -0.3%의 흐름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최악의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봤다. 증가율은 올해 -3.6%, 내년 -3.4%로 예상했다.

건축, 토목 모두 부진한 가운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감소세가 이어져 당분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설비와 건설을 포함한 총고정투자는 올해 -1.9%, 내년 -1.0%로 전망했다.

김현욱 실장은 "설비투자가 지속해서 저조한 모습 보이는 것이 올해, 내년 경기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에 대한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한 보완,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 없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괜찮은 성장률을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처할 수 있다"며 산업경쟁력 강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동안 경제성장률을 웃돌며 우리 경제를 이끌던 소비도 내년에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가 2.8% 증가율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2.4%로 올해보다 0.2%포인트(p)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재정지출 확대 등 정부소비의 영향으로 총소비는 올해 3.3%, 내년 3.5%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가 이처럼 둔화하는 것은 재화소비가 비교적 양호하나 서비스 소비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데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분기별 소매판매액지수 추이를 보면 1분기 5.0%, 2분기 4.7%, 3분기 3.9%로 완화 양상이 뚜렷했다.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이보다 낮은 1분기 2.6%, 2분기 2.3%, 3분기 0.8%의 흐름을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분기(106.8)에서 대폭 하락한 100.6을 나타냈다. 특히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100) 아래인 99.5였다.

김현욱 실장은 "올해 상반기에 괜찮았던 소비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부분은 전반적으로 봤을 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거기에 가계가 반응하는 부분이 더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는 주가 등 자산가격 하향 조정, 특히 주가가 하향 조정되면서 부의 효과가 작년에 비해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계에 확대되는 상황도 추가적인 소비증가를 제약하는 것이 되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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