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비은행금융기관 중에서 증권회사가 제일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나 다른 비은행금융기관과의 상호연계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경섭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과장은 6일 '국내 비은행 금융중개의 현황 및 잠재리스크' 보고서에서 "유동성 충격이 발생하면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금융자산 처분, 신용공급 감소 등 자산 포지션 축소로 대응하면서 유동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시스템에서 비은행금융중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말 광의 기준으로 1천957조1천억 원가량으로 명목 GDP 대비 113.1%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영국 308.7%, 유로 지역 283.5%, 미국 145.6%며, 일본은 96.8%, 중국은 89.0% 수준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비은행금융중개 규모는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비은행금융중개 규모가 커졌다.

증권회사는 단기자금과 담보에 의존한다.

보고서는 증권회사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차입부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업전략으로, 레버리지 비율이 2010년 5.4배에서 2014년 7.5배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후 레버리지 관리를 통해 현재까지 레버리지는 7.5배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익일물 RP 매도와 파생결합증권을 통한 자금조달 편중도가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차입성 부채 대비 유동성자산 비율이 과거보다 낮아지는 등 환매 취약성이 잠재돼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경우 수익률 제고를 위해 신용위험이 있는 회사채, 여전채 등 저유동성 채권을 상당 부분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보유 중인 저유동성 채권의 상당 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며 "시장 불안 시 증권사의 안정적인 채권 운용, 고유동성 자산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화기구는 정기예금 유동화가 2017년 말 78.6조 원으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ABCP 등은 3개월 만기가 대부분이라, 만기 변환 리스크가 크다. 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외화 정기예금 ABCP의 경우, 기초자산이 신흥국인 중동계, 중국계 은행의 달러·유로화 예금 쏠림 현상도 경계했다.

최근 중동계 은행의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에 대한 우려로 MMF 환매 요구 사태가 발생하는 등 위험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금융시스템 전반에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단기 금융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는 유동화회사, 증권사,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유동성 충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시장 기반 금융의 특성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개별 금융부문에 발생한 외부 충격의 경우 증권사, 신탁 및 투자펀드에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동성 충격이 왔을 때 금융자산 처분이나 신용공급 감축 등 디레버리징으로 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이어온 금융완화 기조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비은행금융 시스템 리스크 축적으로 시스템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