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채권 듀레이션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면서 5년선 위에서 유지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5.06년을 나타냈다.

듀레이션이란 채권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일컫는다. 초기 투자 원금을 되찾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9년 1월 2일 3.06년이었던 이 수치는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 9월 10일 처음으로 5.00년 선을 넘어섰다.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이후 5년선 근처에서 정체 양상을 보이다가 10월 말 5.06~5.07년 레벨로 올라섰다.

작년 말 4.69년이었던 이 수치가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한 이유는 올해 국고채 50년물이 분기별로 발행되는 등 초장기채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엔 국고채 50년물을 2천190억 원 규모로 발행했지만, 올해는 3월에 3천250억 원, 6월에 5천400억 원, 9월에 6천600억 원어치를 발행하는 등 공급 물량을 크게 늘렸다.

주요 연기금들은 캐리 수익 확보 등의 이유로 국고채 50년물을 포함한 초장기채 매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듀레이션이 확대됐다.

정부가 내년에 국고채 50년물 발행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 채권시장에선 국고채 50년물이 정기적으로 시장에 공급될 경우 연기금의 듀레이션 확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연기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IFRS17 도입이 연기돼 초장기채 엔드유저인 보험사들의 규제 관련 수요가 약화하면 국고채 50년물 정례화 일정도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금 운용역은 "정부가 다음 달 국고채 50년물 입찰 결과를 보고 정례발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기금의 경우 국고채 50년물 발행 정례화 여부와 상관없이 중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는 장기채 물량이 늘어나면서 듀레이션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일 기준으로 보험사의 채권 듀레이션은 9.52년,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5.0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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