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은 7일 "경제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통화기금 등 국내외 연구기관 모두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경제활력을 불어넣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손 회장은 이날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이사회 인사말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개혁뿐만 아니라 고비용·저생산성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노동조합의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노동쟁의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조선·통신장비 같은 주력산업의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서비스산업의 생산증가율도 둔화되고 민간 투자마저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자리도 신규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해보다 하락세를 보이며,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오던 수출마저 미중 통상마찰 심화, 중국의 경제둔화, 유가 상승 같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손 회장은 "정부는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세율을 경쟁국 수준으로 인하하고 R&D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의 부담을 주는 정책들을 최소화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들의 기를 살리는 배려가 요청된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지난 5일 여야정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입법에 합의한 것은 다행스러운 결정이나, 주 52시간으로의 근로시간 단축은 여전히 기업들에 매우 큰 부담"이라며 "국회 입법과정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물론 재량근로시간제처럼 유연한 제도들을 더욱 확대하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특별연장근로가 보다 폭넓게 허용되는 등 제도 보안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제 제도개편,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같은 경영 현안에도 경영계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총은 이사회에서 회계·예산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비롯해 직제와 인사·급여 등 조직운영과 관련된 주요 9개 규정을 전면 개정했다. 이는 특별격려금 지급 등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물의를 일으킨 데 따른 후속조치다.

경총은 그동안 근거 없이 집행된 특별격려금 제도를 폐지하고, 앞으로는 이사회·총회의 예산 승인을 거쳐 성과급 등 정상적인 보수체계로 전환하기로 하고, 방만한 조직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의결했다.

현행 전체 임직원의 40%에 이르는 과다한 팀장급 이상 보직자를 전체 임직원의 25% 수준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제도의 시행은 2021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아울러 상위직급의 정원도 별도로 설정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그동안 제기된 회계와 예산과 관련 문제에 대해 지적됐던 사안들을 철저히 시정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날 의결된 제반 조직 운영규정을 준수하면서 건실하고 투명한 '뉴 경총'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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