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 뒤 매파로 변신할 가능성이 있는 금융통화위원들이 어떤 의견을 나타냈는지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냈다.

금리 동결 의견을 나타냈던 금통위원이 오는 11월 30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에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변경하면 이주열 한은 총재의 '캐스팅보트' 없이도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일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했다.

지난 10월 금통위에서는 고승범 위원과 이일형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당시 구도는 윤면식 한은 부총재가 한은의 의견을 반영해 금리 인상에 찬성한다는 조건하에 이주열 한은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10월에 동결 의견을 낸 조동철 위원, 신인석 위원, 임지원 위원 가운데 한 명이라도 매파적 의견으로 선회하면 11월 금리 인상 전망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신인석 위원 또는 임지원 위원이 돌아서는지가 시장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10월 의사록에서 동결 의견을 나타낸 위원 가운데 A 금통위원은 "그동안의 통화정책 방향 시그널, 그리고 최근의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판단을 종합해 볼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에서 유지하고 상황을 조금만 더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동결이지만 금리 인상에 큰 무게를 두는 발언이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발언 내용이 짧았지만, A 위원을 윤면식 부총재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동결 의견을 낸 나머지 3명의 위원 가운데 매파로 돌아설 여지가 있는 입장이 주목된다.

B 금통위원은 "국내 경제는 전반적으로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수출과 내수 간 차별화가 계속되고 있음에 주의하고 있다"며 "물가상승 압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C 금통위원은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하락하고 있으나, 이 부분을 수입물량 둔화에 기인한 순수출 증가가 상쇄함에 따라 실질 GDP 성장률이 유지되는 다소 불안한 모습"이라며 "일시적 요인에 크게 영향받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1%"라고 말했다.

D 금통위원은 "성장률의 절대 수준은 잠재성장률 부근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성장세는 다소 둔화"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의 물가 흐름에서는 여전히 상승률의 확대 기조가 분명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B 위원은 다소 중립적으로 보이는 발언을 내놨고, C 위원과 D 위원은 경기와 물가 판단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허태오 연구원은 "원칙적인 경기 여건 부분에서 C,D 위원의 비둘기적 의견은 더 선명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B 위원일 가능성이 있는 임지원 위원의 7일 간담회에는 여느 때보다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명확한 파악이 어려웠던 임 위원의 입장에 대한 단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간담회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며 "안정적 금리 인상을 하려면 임 위원이 거의 캐스팅보트"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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