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약세장을 보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택 판매가 둔화하고 중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느슨해질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전문가들은 시장을 둘러싼 심리가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CIRC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의 상위 100개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동산 판매 규모는 7천846억위안(미화 1천135억달러)으로 지난 9월보다 10.5%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6.1% 늘어난 것이지만 전월대비로는 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들 부동산 업체는 시장의 3분의2를 차지한다.

지난주 신화통신을 논평을 통해 정부의 가격 통제와 부동산 시장 안정 확보 의지를 강조했다.

센타라인의 루 웬시 시니어매니저는 "올해는 '황금 9월도, 은빛 10월(golden September, silver October)'도 없다. 투자심리는 두 달 전과 비교해 급격히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통상 9월과 10월에 부동산 시장이 대폭 활기를 띤다.

그는 "이전에 사람들은 매수할 기회가 생기면 '추첨에 응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새로 개발되는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추첨을 통해 먼저 당첨돼야 한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투자심리는 지난 8월 이후 급격하게 악화했다.

중국 공산당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정치국이 주택가격 상승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겠다는 이전의 기조에서 선회했기 때문이다.

베이징 소재 부동산 개발사 모던랜드의 장 펑 사장은 "장기적으로 이에 대한 어떤 의구심도 없어야 한다.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이같은 억제 정책은 유지될 것이다. 부동산 개발사들은 이에 대해 완벽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부채가 많은 업체들은 현금을 회복하기 위해 마진을 줄여서라도 빠른 속도로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동성 여건이 나은 업체들은 대지 구매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펑 사장은 덧붙였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은 내부 지침을 통해 공격적인 대지 매입을 경고하고 있다고 CIRC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1년 전부터 1선도시를 중심으로 약세 심리가 나타나기 시작해 8월부터는 가격이 인하되면서 2~3선 도시로 확대됐다면서 이제 약세 추이가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소재 부동산 마케팅 업체인 허슈오의 궈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개발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고 싶어 해도 이미 부동산 호황일 때 높은 비용에 대지를 인수하면서 가격 인하 여지가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센타라인의 루 매니저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현재 심리를 주식시장과 비교했다.

그는 "마치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가격이 하락할 때 반등에 대한 기대로 매수를 유지하고 싶겠지만 통상 주가는 더 떨어지고 만다. 손실을 관리해 빨리 철수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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