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BMW 차량 화재원인조사를 맡긴 BMW민관합동조사단이 BMW 차량화재의 원인 일부를 밝혔다. 특히, BMW 측이 주장한 화재 발생조건과도 틀린 것으로 드러나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BMW민관합동조사단은 7일 중간조사 결과자료를 통해 "BMW 차량화재 원인의 일부를 밝혔고 BMW측 주장과 다른 조건에서 화재 발생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화재 발생 관련 제작결함 원인 및 발화 가능성 확인시험을 통해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쿨러가 누수된 상태에서 EGR 밸브가 일부 열려 고착되고 고속으로 주행 중에 배출가스 후처리시스템(DPF/LNT)이 작동하면 불이 난다고 설명했다.

EGR 누수 쿨러에 퇴적된 침전물과 입자상물질(PM, 초미세먼지 등)이 EGR 밸브가 열렸을 때 불티를 발생시키고, 이 불티가 흡기시스템(흡기매니폴드)에 붙어 화재가 엔진룸까지 퍼진다고 조사단은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EGR 밸브의 결함이 화재와 상당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 셈이다.

EGR 밸브가 화재가 연관된다는 결과는 조사단에서 처음 내놓은 것이다.

BMW는 지난 8월 화재 발생 원인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누적 주행거리가 많은 자동차가 EGR 쿨러가 누수된 상태에서 지속적인 고속 주행을 하고 EGR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면 화재가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사단은 "BMW측이 주장한 화재 발생조건인 EGR 바이패스 밸브 열림은 현재까지는 이번 화재 원인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BMW 측이 현재 진행 중인 리콜(EGR 모듈 교체)과 관련해 주장한 발화 원인 외 다른 원인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한 'EGR 바이패스 오작동' 등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불이 나는지 실험했지만, 화염이나 발화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차량 스트레스 테스트를 모사하고자 약 8만km의 주행거리를 가진 중고 시험차를 구매해 차량 주행시험 등을 거친 결과다.

조사단은 앞으로 이러한 시험을 통해 밝혀진 발화조건과 화재 경로를 토대로 현재 진행 중인 리콜의 적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EGR 쿨러 파손의 원인 등을 규명하고자 EGR 시스템 제어 관련 프로그램인 전자제어장치(ECU)의 발화 연계성을 확인하고 부품을 교체한 후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EGR 모듈 교체 전·후 성능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리콜된 EGR쿨러 결함이나 냉각수 누수 여부와 다른 원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시험도 이어진다.

조사단은 "국민의 불안감 해소와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조속히 화재 원인을 규명해 올해 1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며 "최종 조사결과에 따라 현재 시행 중인 리콜 조치 외에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면 천공이 확인된 흡기다기관 리콜을 포함한 리콜 방법 변경·확대 등의 관련 조치를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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