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채권 자경단'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 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채권 자경단이란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고 판단되는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국채를 매도함으로써 항의하는 투자자들을 말한다.

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고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는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온 가운데, 향후 시장의 관심이 미국 재정과 미중 갈등에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 장기 금리가 시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문은 공화당이 하원에서 패배했다고 해도 초반의 열세는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는 점이 만회의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감세 등 난제로 여겨지던 공약을 차례대로 실현한 실행력에다 주가 상승마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온 사람들도 일정 부분 신뢰를 보였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하원 분점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견이 맞서는 법안의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향후 대선을 의식해 양당이 모두 점수를 따는데 집중하면서 선심성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SMBC닛코증권은 "국방비와 인프라 투자 등 세출 확대는 양당이 모두 찬성하기 쉬운 사안이어서 재정 악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재정지출이 확대될수록 미국 채권시장은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물가 영향을 제거한 실질 금리는 이미 7년 9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신문은 "재정 확대에 따른 물가 급등을 경고하는 채권 자경단의 얼굴이 아른거린다"고 우려했다.

지난 2월과 10월 미국 주가 급락은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이 발단이었다.

신문은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팔고 코카콜라 등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종목으로 옮겨간 것은 상징적이라며,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준비를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정 운영이 어려워진 트럼프가 대통령 권한으로 실행 가능한 무역 정책에 한층 더 힘을 쏟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종합연구소는 이달 말 트럼프와 시진핑 회담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중 경쟁은 가치관의 경쟁으로, 무역전쟁은 전면적인 미중 경쟁의 전초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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