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미국 중간선거가 민주당은 하원, 공화당은 상원에서 우세한 상황으로 시장 예상대로 흘러갔지만 국내증시는 좀처럼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동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고,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깔려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7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예상대로 나왔으나 미국 추가 경기 부양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과 기업실적 우려, 미중 무역협상 난항 가능성 등이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취소에 남북경협 기대 '흔들'

특히 북미 고위급 회담 취소는 이날 코스피 하락에 힘을 실었다.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0.52% 하락해 2,100선 밑에서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도 전일대비 1.33% 하락했다.

미국 국무부는 현지 시간으로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고 발표했다.청와대는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확대 해석하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북간 철도·도로 착공식까지 조정될 경우 남북 경제협력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 약화·중국증시 하락 부담

국내 증시가 대북 이슈에 취약한 흐름을 보이면서 당초 중간선거 이후의 불확실성 제거 효과는 줄었다.

이와 함께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풍파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G20 정상회의 이후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도 약해지는 분위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예상보다는 선전했고, 상원은 더 많이 가져가서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수 있다"며 "법인세 인하나 인프라 투자 규모가 줄거나 강도가 약해지고, 달러화도 약세를 보이겠지만 정책 기조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중 무역전쟁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보호무역주의, 관세, 무역 정책의 중국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혁 KB증권 해외주식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기대는 신흥시장에 중요한 요인이자 미국 경제와 주식에도 중요하다"면서도 "아직 G20 정상회의 전후 타결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시장 불안요인으로 남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양국 합의 가능성이 의미있게 높아지지 않는 한 중기 하락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는 기본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높이는 이슈였다"며 "개표 초반 공화당이 하원에서 약진하며 민주당과 경합을 벌일 때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다가 민주당이 하원 장악을 확정하자마자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고, 국채금리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북미 고위급 회담의 연기 소식이 악재가 됐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도 중국의 손을 급격하게 잡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소식에 중국 시장도 하락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지수 하락세가 중간선거와는 큰 연관이 없다며 향후 국내 증시도 변동성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도 남아있다.

서 연구원은 "민주당이 하원 의장을 맡으면서 그간 일방적 행보를 보인 트럼프 대외 정책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며 "하원이 예산안 편성권을 지고 있는 만큼 그간 일방적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국내 시장 변동성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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