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국채 입찰에서 저조한 수요가 다시 확인되며 소폭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1bp 상승한 3.215%를 기록했다. 4주래 최고치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6bp 오른 2.948%를 보였다.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과 같은 3.42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8.2bp에서 26.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상원과 하원의 힘이 분리된 '포스트 중간선거 랠리'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공화당은 상원을 지켰지만, 민주당에 하원을 내준 중간선거 결과로 장초반 미 국채 시장은 발행 물량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에 상승했다.

그동안 공화당 위주로 시행해온 감세 등 재정적자를 늘리는 정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서 의회 분점이 국채 시장에는 다소 긍정적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미 국채 시장에는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급증 우려가 있다. 이런 물량 부담은 미 국채수익률 상승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는 2017년 말 1조5천 달러의 세금을 감면했고 연방 지출을 늘리겠다는 2년간의 재정 합의를 했다. 이후 재정적자는 늘었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 국채 발행 역시 급증했다.

실제 미국 재무부는 올해 말까지 1조3천400억 달러가량의 국채 발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2배 이상 수준이며, 2010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발행 규모다.

오전 내내 상승하던 국채 값은 이날 오후 30년 만기 국채 입찰 결과가 나온 뒤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30년 만기 미국 국채를 3.418%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06배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낮다. 이번 주 초에 실시된 3년 만기 국채 입찰 수요도 저조했다.

여기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커져 안전자산인 미 국채 선호를 줄였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국채 시장의 포스트 중간선거 랠리를 부진한 입찰이 날려버렸다"고 지적했다.

KBC 뱅크의 분석가들은 "시장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소화할 시간을 좀 더 갖겠지만, 충격적인 결과는 아니다"며 "미국 국채와 달러에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물가 상승에 대비해 장기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행위)가 있었지만, 의미를 부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국채가 국내는 물론 해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엄청난 국채 발행 물량이 수요를 압도하고, 일본과 유럽 투자자들은 환율 헤지 비용 때문에 미국 국채를 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량 부담과 매수 부재로 국채수익률은 더 오를 수 있다"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5~3.75%로 2011년 초 이후 최고치를 찍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고점은 10월 초에 기록한 3.261%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였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날부터 8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11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은 12월에 있을 전망이다.

암헤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경제학자는 "2015년 말 이후 기자회견이 없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아 이번 회의는 조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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