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안도하면서 2% 이상 상승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국채 입찰에서 저조한 수요가 다시 확인되며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달러 부양 정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한 영향으로 또 하락했다.

전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했다.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에 '협치'를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가 경제 성장과 사회기반시설, 무역, 의약품 가격 인하 등을 국민에게 계속 제공하도록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의회 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그런 게임(조사 강화)을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를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회견 이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사임한다는 사실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트럼프 선거캠프 러시아 유착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조사 등을 둘러싼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에릭 스왈웰 하원 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의 9월 소비자신용(계절 조정치, 부동산 대출 제외)이 전달대비 109억2천만 달러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연율로는 3.33%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45억 달러 증가에 못 미치는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5.29포인트(2.13%) 급등한 26,180.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44포인트(2.12%) 상승한 2,813.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4.79포인트(2.64%) 급등한 7,570.75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간선거의 금융시장 영향을 주시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처럼 의회 권력이 분점 되는 상황은 시장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감세 등 기존 정책이 되돌려질 가능성은 작지만, 무역정책 등과 관련해서는 의회의 견제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무역정책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의회가 제동을 걸면 중국 등과의 무역긴장도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제기된다.

전통적으로 의회 권력이 분점 상태일 때 증시가 호조를 보였다는 과거 사례도 투자심리에 도움을 준 요인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 정책과 인프라 관련 문제, 무역, 약값 문제 등에 민주당과 협의할 것이란 발언을 내놓으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더욱 강화됐다.

이에 따라 캐터필러 등 무역정책에 민감한 기업의 주가가 호조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조사가 강화되거나 일부 정책 혼선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종목별로는 캐터필러가 4.5% 올랐다. 아마존이 6.9% 급등하는 등 그동안 부진했던 기술주도 활기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임의 소비재가 3.12% 급등했다. 기술주도 2.88% 올랐고, 건강관리는 2.94% 상승했다. 커뮤니케이션은 1.93%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간선거 결과가 투자심리를 지지하겠지만, 다음날 나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 전략가는 "권력이 분산된 의회가 미국 및 글로벌 증시에 최선"이라면서 "대통령이 의회나 연준의 추가 경기 부양 등에 기댈 수 없는 만큼 경기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의 권한 아래에 있는 일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괴적인 무역전쟁보다 긍정적인 협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안위티 바후구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지표가 긍정적인 만큼 여전히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5.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7.83% 급락한 16.3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1bp 상승한 3.215%를 기록했다. 4주래 최고치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6bp 오른 2.948%를 보였다.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과 같은 3.42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8.2bp에서 26.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상원과 하원의 힘이 분리된 '포스트 중간선거 랠리'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공화당은 상원을 지켰지만, 민주당에 하원을 내준 중간선거 결과로 장초반 미 국채 시장은 발행 물량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에 상승했다.

그동안 공화당 위주로 시행해온 감세 등 재정적자를 늘리는 정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서 의회 분점이 국채 시장에는 다소 긍정적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미 국채 시장에는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급증 우려가 있다. 이런 물량 부담은 미 국채수익률 상승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는 2017년 말 1조5천 달러의 세금을 감면했고 연방 지출을 늘리겠다는 2년간의 재정 합의를 했다. 이후 재정적자는 늘었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 국채 발행 역시 급증했다.

실제 미국 재무부는 올해 말까지 1조3천400억 달러가량의 국채 발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2배 이상 수준이며, 2010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발행 규모다.

오전 내내 상승하던 국채 값은 이날 오후 30년 만기 국채 입찰 결과가 나온 뒤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30년 만기 미국 국채를 3.418%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06배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낮다. 이번 주 초에 실시된 3년 만기 국채 입찰 수요도 저조했다.

여기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커져 안전자산인 미 국채 선호를 줄였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국채 시장의 포스트 중간선거 랠리를 부진한 입찰이 날려버렸다"고 지적했다.

KBC 뱅크의 분석가들은 "시장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소화할 시간을 좀 더 갖겠지만, 충격적인 결과는 아니다"며 "미국 국채와 달러에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물가 상승에 대비해 장기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행위)가 있었지만, 의미를 부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국채가 국내는 물론 해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엄청난 국채 발행 물량이 수요를 압도하고, 일본과 유럽 투자자들은 환율 헤지 비용 때문에 미국 국채를 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량 부담과 매수 부재로 국채수익률은 더 오를 수 있다"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5~3.75%로 2011년 초 이후 최고치를 찍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고점은 10월 초에 기록한 3.261%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였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날부터 8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11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은 12월에 있을 전망이다.

암헤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경제학자는 "2015년 말 이후 기자회견이 없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아 이번 회의는 조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52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460엔보다 0.063엔(0.06%)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38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177달러보다 0.00212달러(0.19%)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86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55엔보다 0.31엔(0.2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17% 하락한 96.118을 기록했다. 장 초반 2주 반래 최저치를 기록하다 낙폭을 다소 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시험대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지켰지만, 하원 다수당은 민주당으로 돌아갔다.

이미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중 어느 한쪽이라도 승리하면 달러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있었다.

민주당이 힘을 얻게 되면 상반기 달러 랠리를 이끈 추가 감세 등을 포함한 부양 정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중간선거가 다가올수록 트럼프 랠리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었다.

이날 예상된 결과에 주가가 상승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무르익은 점도 달러 약세 요인이 됐다.

포렉스닷컴의 파워드 라자크자다 시장 분석가는 "지금까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시장 반응은 예상됐던 것과 비슷하다"며 "미국 달러와 미 국채수익률이 하락 압력을 받고 금값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TD증권의 메이즌 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의회가 나뉘지 않으면 위험 심리가 약간 출렁일 수 있다는 예상이 있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위험 선호 움직임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이사 전략가는 "세금 개혁 등 달러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동기부여가 줄었다"이라며 "지난 2년간 봐왔던 어떤 종류의 재정 부양도 이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관련 통화 강세는 지속했다.

지난 8월 15일에 1.1301달러로 올해 저점을 찍었던 유로-달러는 장 초반 1.15달러대에 근접하기도 했다. 11월 말까지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파운드-달러도 연속 강세를 이어가 1.31달러대로 올라섰다.

달러 약세 흐름 속에 이머징마켓 통화도 강세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가 1%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넘어갔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이날 시작했으며 정책 성명은 오는 8일 오후 2시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로 재정 부양이 줄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압박 역시 덜게 돼 미 국채수익률과 달러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라자크자다 분석가는 "올해 4번째 연준의 금리 인상은 오는 12월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의회 분점 하에서 미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감세와 정부 지출 증가는 현재로써는 통과되기 힘들 것"이라며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할 때보다 연준이 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4달러(0.9%) 하락한 61.6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3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지표와 중간선거 이후 금융시장 동향을 주시했다.

미국 중간선거가 시장이 예상한 대로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 우위 판세로 끝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도 회복됐다.

하지만 미국 재고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가는 하락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57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18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원유재고는 7주 연속 증가했고, 시장 예상보다 증가 폭도 컸다.

휘발유 재고는 185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347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3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6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재고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하향 조정 의지를 재확인한 점도 부담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결과를 평가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란 원유 제재에서 8개 국가에 예외를 허용한 것은 유가 상승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직접 밝혔다.

장 초반에는 유가 상승을 자극하는 소식도 있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OPEC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량 감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사전 협의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6월 산유량을 확대키로 했지만,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재차 감산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OPEC과 주요 산유국은 오는 10일 아부다비에서 만나 내년 전망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년 산유량 등에 대한 정책 결정은 오는 12월 6~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OPEC의 산유량 재감축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만큼 유가가 일방적인 하락보다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시장이 상승 랠리 재개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하락 우위"라고 말했다.

헤지아이의 조 맥모니글 연구원은 "산유국들은 미국의 선거가 지나간 이후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이번 주말 OPEC 장관들의 공식적인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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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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