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권사 지점에서 영업 지원업무 담당 직원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영업직원이 지원업무까지 수행하도록 하면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금융투자는 지방 거점 지역에서 스마트 프라이빗뱅커(PB) 채용에 나섰다. 스마트 PB는 지점 업무직과 영업직의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직군으로, 계좌 개설부터 금융상품 가입까지 담당하게 된다.

증권사 업무직은 지점에서 고객계좌 업무, 매매주문 등 영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한다. 비용 절감 노력과 디지털화로 인한 인력 수요 감소 등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이러한 지원 직원을 줄이는 추세다.

증권업계 전반에서 업무직을 줄이려는 시도가 나타나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에서는 업무직 채용 규모를 눈에 띄게 줄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업무 프로세스 개선, 비용 효율화 등이라는 큰 목적은 이해하면서도, 업무직을 줄이는 데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경계하고 있다. 특히 영업직원이 지원업무까지 맡게 되면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 유출입 관리 등을 업무직이 하고 있는데, 영업직원이 맡게 되면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영업에만 치중하게 될 경우, 횡령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B 증권사 관계자도 "현재 지점 직원이 10명이라고 하면, 이 중 업무직원은 2~3명 정도"라며 "업무직을 없애게 되면 저연차 영업직원이 이를 맡게 되면서 업무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지점 업무직이 설 자리가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한 증권사는 업무직원에 대한 회계상 비용 부과를 늘렸다. 이에 업무직을 크게 줄였고,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또다시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기준은 다르나 기존에는 업무직을 영업직으로 전환하는 연령이 40세 정도였는데, 이 연령이 대폭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영업직으로 내몰린 업무직들이 자진해서 퇴사하게 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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