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국내 운용사의 롱숏(long-short)전략 펀드들은 높은 수수료에도 제약·바이오주를 많이 차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주의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운용사 펀드매니저들도 바이오주가 여전히 고평가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1조 이상 종목 중 올해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차입 수수료를 기록한 1, 2위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이치엘비였다.

이 외에 대우조선해양과 셀트리온제약, 카페24 등도 상위 종목에 포진돼 있었으며 엔터테인먼트주 중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이 포함됐다.

수수료율이 낮은 종목에는 아모레퍼시픽, LG화학, 삼성SDI, sk하이닉스 등이 있었으며 이 종목들은 1%대 미만대의 수수료율을 보였다.

롱숏전략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롱)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숏)함으로써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응한다.

운용사들은 통상 연기금이나 증권사 등에서 주식을 빌려 숏 포지션을 취하는 '차입매도'를 하는데, 이때 대여자에게 연간 수수료를 내게 된다.

일반적으로 차입 수요가 없거나 공급이 과한 종목(시가총액 대형 상위주식)의 수수료율이 낮으며, 차입 수요가 많으나 공급량이 부족한 종목에는 높은 수수료율이 붙는다.

향후 주가가 내려갈 것이란 해석 외에도 유상·무상증자, 매수청구권 등 개별 이벤트들도 수수료율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우리은행 등 최근 매수청구권 이슈로 수수료율이 오른 종목을 제외하고, 펀더멘탈 숏 포지션을 가져간 종목 위주로 순위를 산출했다.

대차거래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도 고려대상에서 제외했으며, 국내 운용사에 한정해 시가 총액 1조원 이상 종목들의 수수료율을 추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외거래 특성상 거래되는 종목의 수수료율을 정확하게 산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다만, 수수료율 1% 미만에서 거래되는 종목과 10% 초중반대를 훌쩍 넘기는 종목 등 그 편차가 매우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그 종목을 차입 매도하려는 운용사가 많은 것으로, 미래에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는 판단이 기본에 깔려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로부터 차입한 종목 중에는 0.5%부터 14%까지 그 수수료율의 편차가 굉장히 크다"며 "보유한 주식 중 삼성전기와 현대건설 등은 수수료율이 낮은 반면 스튜디오드래곤은 10% 중반대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