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현대카드와 롯데카드가 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정적인 업황과 함께 그룹 리스크까지 이중고로 경영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실적 부진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롯데카드도 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자동차의 어닝쇼크 이후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하향을 결정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계열사 지원 가능성 평가 시 현대자동차의 실적 악화가 지원능력이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줬다.

2018년 6월 말 기준 현대차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는 현대캐피탈 지분 약 80%와 현대카드 지분 약 73%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달 현대카드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캐피탈의 등급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역시 현대캐피탈에 대해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후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도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현대자동차의 계열 지원능력이 약화할 수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신용등급 하락은 자금 조달 시 이자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실적 악화와 직결된다.

최근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함께 카드수수료 인하 등 대내외 여건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악재가 늘어난 상황이다.

이처럼 경영환경이 악화하자 현대카드 내부에서도 인원 감축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카드가 최근 진행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진단 결과에서도 현대카드의 주요 자회사를 포함해 인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대카드는 창사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는 만큼 강제로 인원을 줄이지는 않을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400명 규모의 대규모 조정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 꾸준히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주요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이에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롯데카드 매각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다양한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나섰고, M&A(인수합병)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롯데카드가 주요 매물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소문에 우리은행이 카드사 인수에 큰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롯데카드의 이미지에만 상처를 남기는 결과가 됐다.

한편,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카드사의 경영악화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카드수수료 1조 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업계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내용의 카드사 수수료 절감 방안을 이르면 다음 주 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가 기정사실로 되며 사업 환경이 나빠지는데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모기업 리스크까지 있어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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