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강남권 집값 하락세에 고가 분양으로 눈길을 끌었던 '래미안 리더스원' 1순위 청약에 약 1만여명이 몰렸다.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단지 분양에도 '현금 부자'인 실수요가 대거 찾으면서 청약경쟁률이 입지와 상품성을 대변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초구 소재 서초우성 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리더스원' 청약경쟁률은 평균 41.69대 1로 집계됐다.

총 청약자는 9천671명으로 기록됐다. 일반공급 중 전용면적이 가장 작은 59㎡에는 1천689명이 청약을 해 422.25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분양 전부터 여러모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협의 속에 결국은 '로또아파트'라는 별칭이 붙었지만, 일부 옵션(선택사항) 등을 고려하면 생각만큼 시세차익을 얻기 어렵다는 평가들도 나왔다. 분양지역이 투기지역이면서 고가주택(최소 분양가 9억원 이상)인 탓에 분양권 전매도 입주까지 불가하고 이후 팔려고 해도 거주요건을 채우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만 대거 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유할 게 아니면 투자금을 넣기 어려운 처지다.

HUG와의 분양가 줄다리기 속에서 분양 시점도 이목을 끌었다. 청약제도 개편 전에 분양되기도 했고, 강남권의 집값 하락세가 통계로 확인된 시기와도 맞물렸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동향에서 지난달 22일부터 2주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집값이 내림세다.

여러 불확실성과 함께 자금부담이 가장 크다는 게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의 특징이다. 고가주택(최소 분양가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보증도 없어 잔금을 제외한 80%의 자금(계약금과 중도금)을 본인이 조달해야 한다. 이 아파트는 전용 59㎡의 분양가도 12억6천만원부터 시작하니 최소 10억원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올해 1월, 이와 분양 사정이 비슷했던 '디에이치자이'(개포8단지 재건축)'에는 1순위 청약자가 3만1천423명이 들어왔다. 수십억원을 쥔 현금 부자 실수요가 수만명대에 달하는 실정이다. 작년에 서울에서 일반공급으로 분양한 물량이 1천5천호 정도니 대출 없이도 이를 대부분 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여전하지만, 서울에서 이를 충족할 만한 아파트가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 기준 경과 연수 5년 이내 아파트가 18만호까지 내려왔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내려가는 통계가 나와도 연령별, 유형별로 극심한 차별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입지와 상품성의 바로미터로 '청약경쟁률'이 떠오를 수 있는 이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작년 11·3 대책으로 가구주만 청약할 수 있게 됐는데 올해 청약자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일반 매매시장은 거래절벽으로 특이거래가 통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약경쟁률로 지역시장을 판단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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