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아냐…금융ㆍ외환ㆍ재정위기 정의에 맞지 않아"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윤시윤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우리 경제가 정치적 의사 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전날 말한 것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 부총리는 "규제개혁과 경제구조 개혁 입법이라든지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면서 "경제에서만큼은 여야 간에 이념과 프레임 논쟁에서 벗어나 함께 과감하게 책임 있는 결정이 좀 빨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말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여야정 협의체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경제에서만큼은 경제 연정이라고 하는 정도로까지 경제 문제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필요하면 격렬한 토론을 벌여 경제의 나아갈 길을 정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한 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동개혁 문제까지 포함해 여야 간에 주제들을 서로 얘기하고 싶은 주제를 같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그림을 잡았으면 하는 것이다"고도 했다.

김 부총리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이 그간 경제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보도에는 "해석과 추측의 여지가 없는 내용이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저는 굉장히 의견을 달리한다"며 "어떻게 제 얘기를 그렇게 해석해서 쓸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기사들에 대해 견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정책실장 간 여러 사안에 대해 어떤 부분은 의견이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의견을 좁히기도 하고, 의견차를 확인하기도 하는 내부적 과정을 많이 거쳐 왔다"고도 했다.

최근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는 질문에는 "경제의 어려움이나 하방 위험성에 대해선 여러 번 말했고 정부에서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경제위기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부총리는 "경제위기라 하면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재정위기 등 셋 중 하나다"라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정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해 책임 있는 경제 당국자의 표현은 중요하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그런 면에서 어려움을 충분히 체감하고 정책에서도 더 노력하겠지만, 위기란 말을 쓰는 것은 팩트로 안 맞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경제가 어려워진 데 대한 당국자들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지금 경제나 고용 상황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는 게 분명하다"며 "다른 분들도 이런저런 관련이 있겠지만, 경제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제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직에 35년 동안 있었는데 어떤 자리 있든 제약 요인은 있다"며 "주어진 상황이고 최선을 다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다. 제가 부족하고 미흡한 것은 있었지만, 소신껏 할 수 있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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