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제 상황이 둔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본격적인 경기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올해 8월까지만 해도 '경기 개선'이라는 표현을 통해 경기가 꺽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해 왔지만, 9월부터 '경기 개선' 문구 자체를 빼더니 11월에는 급기가 '경기 둔화'라고 진단했다.

KDI는 8일 발간한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지난 10월 내수 흐름이 정체됐다는 진단에서 이달에는 경기 둔화를 언급하며 하강국면에 대한 우려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KDI는 지난 6일 발표한 '2018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 성장률을 2.6%로 제시하며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투자 부진에 더해 소비마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등 경기 정점을 지나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였다.

KDI는 "소매판매액이 일시적인 요인으로 큰 폭 하락한 가운데, 전반적인 소비 개선 흐름도 완만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9월 소매판매액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 폭(0.5%)이 전월(5.9%)보다 대폭 줄었다.

내구재에서 승용차가 전월(9.5%) 증가에서 큰 폭의 감소(-9.4%)로 전환했고 비내구재도 전월(3.9%)보다 부진한 1.9%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각각 4.7%와 3.9% 감소하는 등 전월(1.7%) 증가에서 1.4% 감소로 전환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100.2)보다 0.7포인트(p) 하락한 99.5로 기준치인 100 아래로 내려왔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감소폭이 크게 확대했다.

9월 설비투자는 -19.3% 증가율로 전월(-11.3%)을 넘어섰다.

다만 10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감소폭이 축소되고 기계류 수입이 증가해 축소될 가능성을 남겨뒀다.

건설투자는 건설 기성이 전월(-5.4%)보다 크게 줄어든 -16.6%였고 건설 수주도 건축 부문 감소의 영향으로 -6.6% 증가율을 보였다.

주택인허가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택착공도 감소해 당분간 주거건축 감소세가 지속할 가능성을 남겼다.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으나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졌다.

10월 수출은 22.7% 증가, 전월의 -8.2%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추석 연휴 영향을 제거한 9~10월 평균 수출은 전년동기간 대비 5.7% 증가했으나 8월의 8.7%보다는 줄었다.

고용은 제조업과 상용직 중심으로 일부 개선돼 9월 취업자 수 증가가 4만5천 명으로 전월 3천 명에서 큰 폭으로 증가햇다.

하지만 KDI는 앞서 발표한 2018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7만 명에 그칠 것으로 봤다. 4분기에 취업자 수 증가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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