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기 위해 롯데와 신세계,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을 내세운 롯데그룹은 미니스톱 인수에 가장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후보로 평가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8일 "최근 신동빈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투자의사 결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롯데렌탈(구 KT렌탈) 등의 인수·합병(M&A)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과감한 베팅에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코리아세븐을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지난 1999년 롯데리아의 편의점 사업을 양수해 사업을 시작한 코리아세븐은 현재 세븐일레븐 등을 운영하며 편의점업계 3위의 시장지위를 확보했다. 2010년 바이더웨이를 2천74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온 결과다.

그러나 1위인 GS리테일, 2위인 BGF리테일과의 격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는 롯데그룹이 M&A 카드를 활용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이유기도 하다.

지난해 말 기준 업계 1위인 BGF리테일은 1만2천503개, 2위인 GS리테일은 1만2천429개, 3위인 코리아세븐은 9천231개의 편의점 점포를 보유 중이다.

롯데가 지난 10월 말 기준 2천533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선두권과의 격차를 단숨에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다만 경쟁 강도 심화는 물론 최저임금 인상 등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무리한 인수로 향후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미니스톱의 매각가(價)로 3천억~4천억원 수준을 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코리아세븐의 재무구조를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라며 "다만, 무리한 인수에 나설 경우 향후 이러한 평가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코리아세븐은 6년 만에 회사채시장을 찾아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안정적)'의 신용등급을 확보했다. 이후 진행된 6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는 1천억원 수준의 수요를 끌어냈고, 코리아세븐은 300억원을 증액해 총 900억원의 회사채를 찍을 수 있었다.

코리아세븐은 투자와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 2016년 말 연결기준 2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올해 6월 467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다만, 수년간 연간 1천억을 상회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거두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리아세븐 수익창출력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향후 인수가 등을 고려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롯데그룹 차원의 지원 여부와 규모, 인수 이후 코리아세븐의 외형 성장 효과 등도 향후 모니터링 대상으로 평가된다.

한편, 현재 미니스톱의 최대 주주인 일본 이온그룹과 주관사인 노무라증권은 오는 20일 입찰을 마감,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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