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우리은행 이사회가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1년 한시'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으로 내정하면서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 후 지배구조를 다시 논의하게 된 데 따라 회장과 행장 겸직의 장점인 조직의 안정성이 저해될 확률이 높다는 진단이다.

우리은행은 8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의결에 따라 손 행장은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맡는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으로서의 임기는 2019년 사업연도에 대한 정기 주주총회가 종결될 때까지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손 행장을 임기 1년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으로 내정한 데 따라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라는 불씨는 여전히 남게 됐다.

1년 후 지배구조를 논의하면서 회장과 행장 겸직 여부와 회장, 행장 후보군을 다시 결정해야 하는 데 따라 우리금융지주 회장 경쟁이 다시 가열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회장과 행장 겸직의 장점인 조직의 안정성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은행 최대주주인 정부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들이 난립하는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손 행장의 회장직 겸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손 행장의 회장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면서 논란을 미뤘을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손 행장의 회장 임기 동안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금융지주사로서의 위상을 갖추는 데도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당초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마련이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자회사 자산에 현재와 같은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이 자본비율 계산시 적용돼 자본비율이 10% 내외로 급락한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여간 시범 운영해야 한다.

일러야 2020년부터 내부등급법 적용이 가능하고 자본비율이 올라가며 대형 M&A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에 따라 당분간은 대형 M&A보다는 일단 가능한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과 부동산신탁사 인수 또는 인가 추진, 자산운용사·캐피탈사·저축은행 인수 등에 힘쓸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내부등급법의 이른 적용을 위한 금융감독원 설득 작업에도 계속 힘쓸 예정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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