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분리 찬성 이사에 손해배상청구 예정…형사고발도 검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한국GM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측에 3자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8일 여의도 산은 본점 기자실을 방문해 "사측과 노조 모두가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한다면 서로 간의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GM은 지난달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생산법인과 연구개발(R&D)법인을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산은은 법인분리에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며 "사측에서(법인분리와 관련된) 충분한 자료를 제공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앞서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한국GM의 법인분할과 관련된 자료를 사전에 전혀 받지 못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산업은행은 생존에 도움이 되면 법인분리에 찬성할 의사가 있는 데도 한국GM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한국GM 측에서 제출했다고 주장하는 자료는 자산과 부채, 인력 등의 재분배에 대한 계획서에 불과했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국GM 노조에 대해서도 "노조는 사측과 함께 경영정상화를 책임지는 주체 중 하나다"며 "'먹튀' 등을 얘기하며 파업 예고가 지속될 경우 경영정상화는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3자 대화가 무산된다면 결국은 법률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며 "사측이나 노조 등 한 곳만 참여하더라도 진지하게 협의에 임한다면 최대한 협조해서 판단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법인분리를 찬성한 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이사들이 잠재적인 이익을 헤쳤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손해배상청구에 나서기로 했다"면서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고발을 하는 것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GM을 둘러싼 '먹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논의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일반인들 입장에선 8천억원을 그냥 준다고 인식하지만, 정책금융 기관인 만큼 리스크가 있는 출자,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향후 내막을 잘 모르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도 왜 GM만 지원하느냐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현대상선의 지원과 관련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현대상선에 대한 자본투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경영혁신과 영업력 강화를 어떻게 이룰지가 더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향후 매주 노선별로 실적을 보고하고 이를 분석해, 안일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고, 퇴출 등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