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 등으로 내년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는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유로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의 2.0%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오는 2020년 성장률 전망은 1.7%로 제시해 더 둔화할 것으로 봤다.

다만 올해 성장 전망치는 2.1%로 유지했다.

EU는 유로존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물가 전망도 1.8%로 이전 전망보다 0.1%포인트 올렸다. 2020년 물가는 1.6% 상승해 다소 둔화할 것으로 봤다.

EU는 전망의 위험 요인으로 미국 금리와 무역전쟁 등을 꼽았다.

EU는 미국의 경제가 과열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EU는 "이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하고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의 경제성장을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또 미국 경제 과열은 수입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미국이 추가 무역관세를 부가할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마르코 부티 EU 집행위원회 경제분야 위원장은 "주요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성장률은 완만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경로는 불확실성과 수많은 상호 연결된 위험 요인 투성이다"고 지적했다.

EU는 이탈리아 재정적자와 영국의 불규칙한 브렉시트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EU는 특히 이탈리아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예상치를 기존 1.7%에서 1.9%로 올렸다. 내년 전망치는 1.7%에서 2.9%로 큰 폭 상향했고, 2020년에는 이 비율이 3.1%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탈리아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내년 비율 2.4% 및 2020년 2.1%보다 큰 폭 높은 것이다. 또 2020년에는 EU의 재정 규정을 넘어서는 적자 비율을 기록하게 된다.

한편 이탈리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1.1%에서 1.2%로 소폭 올렸다.

WSJ은 EU가 경제전망 조정을 통해 이탈리아에 예산안 수정을 압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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