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공급 초과 우려가 지속하는 데 따라 추가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달러(1.6%) 하락한 60.6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3일 기록한 최근 고점 대비 약 21% 폭락한 것으로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 신호로 풀이된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이란 제재 예외 조치의 여파와 주요국의 산유량 증가 가능성을 주시했다.

미국이 중국과 인도, 한국 등 주요 이란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제한적 예외조치를 허용한 이후 유가 하락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란산 공급 위축 위험이 경감된 가운데, 반면 초과 공급 상황에 대한 우려가 강화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160만 배럴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로 늘었다고 밝혔다.

EIA는 또 최근에는 내년 하루평균 산유량이 1천21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주요 산유국의 생산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나머지 두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도 지난 6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EIA) 등 주요 기관들은 최근 잇달아 내년 원유 소비 증가 폭이 기존 전망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했다.

원유 시장 수급 상황이 초과 공급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원유 재고도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증가하는 등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유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재차 감산에 나설 것이란 소식도 나오는 등 상황은 반전됐다.

OPEC의 감산 가능성은 물론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 등 유가 반등 요인도 나왔지만, 영향은 제한됐다.

중국의 10월 원유 수입 규모는 하루평균 961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로 늘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우위 우려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 대표는 "이란 제재 예외조치로 원유 공급이 당초 예상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이란 원유 수출 감소 규모는 하루평균 100만~120만 배럴일 것으로 예상하며, OPEC과 다른 산유국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을 증산했다"고 말했다.

나스닥 코퍼레이트 솔루션의 타마 에스너 에너지 담당 이사는 "미국, 러시아, 사우디 산유량이 지속해서 기록을 세우고 있다"며 "이 점이 시장을 약세장으로 반전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시장이 펀더멘털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급이 초과 상태인지, 부족 상태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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