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도 중국의 수출입 지표는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호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10월 중국 수출(달러화 기준)은 전년대비 15.6%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11%↑)를 웃돌았다.

10월 달러화 기준 수입도 전년대비 21.4% 증가해 예상치(13%↑) 대비 호조를 나타냈다.

중국의 수출은 지난 9월에도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대비 14.5% 증가해 예상치(8.8%↑)를 크게 상회했다. 당시의 대미 무역흑자는 341억3천만 달러(약 39조 원)로 사상 최대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최소한 현재까지는 중국의 수출 지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평가했다.

여기에는 수출업체들의 '출하 앞당기기'(front-loading), 위안화 약세, 신흥국들의 중국 수출 확대, 계절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우선 중국 수출업체들은 미국의 대중 관세율이 더 높아지기 전에 수출업체들이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현행 10%의 관세율을 내년부터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의 뚜렷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무라는 "출하 앞당기기가 10월에도 계속됐고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고율의 관세에 대비해 수출업체들이 운송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의 약세도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향상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4월부터 10월 말까지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11.4% 절하됐다. 위안화의 약세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을 인하해 중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연말 등 계절적인 요인도 수출 호조에 한몫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주문 물량이 몰린 것 외에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이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린 점도 중국 수출 호조의 이유 중 하나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년 초부터는 중국의 수출 지표에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2천억 달러에 대한 대중국 관세율을 25%로 인상할 경우 수출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CICC의 리우 리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를 보면 수출 둔화의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계의 영업환경을 나타내는 지표인 중국 제조업 PMI는 10월 50.2로 떨어지며 경기 확장과 위축 국면 구분 선인 '50'에 바짝 다가섰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갈등에서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중국의 수출 지표가 무역전쟁의 직격타를 맞는다고 해도 수입은 지속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루이스 쿠지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아시아경제 헤드는 "10월 지표는 중국의 경제가 다른 교역국들보다 빨리 성장하기 때문에 수입이 수출보다 많다는 점을 드러낸다"면서 "이 같은 추세는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이고, 중국의 수입 관세율이 낮아지면서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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