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근 은행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 근처까지 하락하면서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해 반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달까지 연일 은행주에 대한 순매도 행보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금융지주사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이러한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업종현재지수(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은행업종의 평균 PER은 0.48이다.

이는 금융업(0.60)과 증권(0.68), 보험(0.71)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제주은행의 PBR이 0.27로 상장 은행 중 가장 낮았다. BNK금융지주가 0.31,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각각 0.33과 0.35로 그 뒤를 이었다. 기업은행은 0.42, 하나금융지주는 0.44에 불과했다.

은행업 평균 PBR을 넘은 곳은 우리은행(0.51)과 0.59를 기록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뿐이었다.

주가를 주당 순 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인 PBR이 0.5를 하회한 것은 주가가 장부상 가치의 절반에 불과하단 뜻이다.

올해 들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은행주 PBR이 0.5를 밑돈 것은 금융당국이 연이어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 때문이다.

그간 안정적인 대출 자산에 힘입어 이자이익을 늘려온 은행의 영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은행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한 탓이다.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IR)에서도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은행권 채용비리와 지배구조 이슈를 둘러싼 논란도 주가에 악재가 됐다.

지난달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국내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가 11% 넘게 급락하자 은행주도 지난 9월 말보다 8% 넘게 하락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북제재와 관련해 국내 은행이 세컨더리 보이콧에 노출될 수 있다는 풍문에 은행주는 다시 추락했다.

자동차 업종의 여신 우려도 확산하며 투자 심리를 악화했다.

하지만 은행주가 코스피 시장에서 대표적인 낙폭 과대주로 언급되면서 연말에는 증시 랠리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간 국내 은행주에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온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서는 순매수 상위 종목에 KB금융과 우리은행, 신한지주, DGB금융지주 등을 올렸다.

은행주의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의 중심에는 배당이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국내 은행의 배당 수익률 4% 안팎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장부가 절반에 못 미치는 은행 주가의 낙폭이 지나친데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인식이 어느 정도 형성됐다"며 "내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통상 배당 수익에 대한 기대로 연말에는 코스피 산타 랠리와 맞물려왔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간 시장에서 소외됐던 은행주의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가계부채와 관련한 당국의 규제는 아쉽지만, 이익 체력은 내년에도 우상향 곡선을 그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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